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이상하구나,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숲과 들이 모두 외롭고
나무들은 서로를 보지 않으니
모두가 다 혼자이어라.
내 삶이 빛으로 밝을 때에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지만,
그러나 이제 안개가 드리우고 나니
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
어둠은 조용히 피할 수도 없이
사람들을 격리시킨다.
이 어둠을 모르는 사람을
누가 현명하다 말할 것인가.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삶이란 정녕 고독한 것.
누구도 다른 이를 알 수 없으니
사람이란 결국 모두 다 혼자인 것을.
'기성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림 - 이현우 (0) | 2022.04.04 |
---|---|
[폴 엘뤼아르] 나는 너를 사랑한다(Je t'aime) (0) | 2022.03.31 |
시로 쓴 한국미인론 (0) | 2022.02.18 |
[정현종] 시(詩), 부질없는 시(詩) (0) | 2022.01.21 |
우주의 젖으로 연명하다 (0) | 2022.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