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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의 독이 오르다
김형순 '스키타이'
2010. 8. 21. 19:56
그에게
나는 기사를 쓰는 동안
그만 생각하겠다
그도 인생의 황금기
사십대로 입문하려 한다
클레오파트라보다
더 팜므파탈이다
미의 독이 오르고 있다
그는 전에 한번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완전 비무장
다시 돌아온 그를 보니
완전군장이다
눈꽃에 불꽃이 튄다
그는 21세기 누구보다
철학적이다
설치미술의
슈퍼무당이다
일체의 물질을 녹여
예술로 만들줄 아는 주술사다
그의 눈길이 닿으면
사물도 사람이 된다
그의 숨결이 닿으면
쓰레기도 작품이 된다
역마살 끼어
홈리스를 위한 공화국을 꿈 꾼다
시간과 역사가 벗겨낸
멜랑콜리의 연대기가 흐른다
바탕화면에서
매일 그를 보면 즐겁다
아니 황홀하다
그의 눈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립스틱을 바르지 않는
입술이 무심하게 떨린다
실루엣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201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