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순 '스키타이'
2011. 12. 15. 23:17
여인과 나무
- 박수근 서거 30주년에

헐벗은
고목의 향기가
조용히 흐르니
아이를 업은
아낙의 마음도 편안하고
아낙에 업힌
아이의 등살도 따뜻하다
나무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하고
아낙도 행복하다
나무 옆
검은 치마에
노랑 저고리 입은 아낙은
무엇이 그리 바빠
머리에 짐을 진채 어딜 가나
버티고 선 나무 있어
든든하고
인정이 살아 있어
아름답고
이곳이
바로 천국인가 보다.
1995. 5.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