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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기행시

김형순 '스키타이' 2012. 9. 16. 10:57


 

www.xibei.com.cn

 

[1] 베이징산책
- 비가 내리는 아침

 

비오는 베이징
아침거리 산책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흙먼지 바람 속
어제 첫날

그 혼미한 여정


그 막막함 어쩌랴

그 답답함 어쩌랴
오늘 아침

빗물에 씻어낼 뿐

 

다리는 아파고
심신이 피곤해도
마음만은
이상하게 뿌듯하다

 

베이징거리에서 맞은
비오는 아침은

그런대로 
유쾌하고 즐겁다
2012 9.2

 

 

[2] 베이징산책 - 햇살 눈부신 아침

星程京水宾馆 starway jingshui hotel

中国北京市海淀区北京 10 PuhuiBeiLi YuYuanTan Road haidian District Beijing China

 

어제 비가 온 후
다음 날이라
아침 햇살 눈부시다

 

냄새가 유난히
독한 도시
그래도 어제 비가 와
공기가 맑아졌다

 

눈부신 햇살에
가로수가
그지없이 후덕해 보인다

 

신호등은 있어도
교통은 안 지키나
시비 전혀 없고
그냥 자율적이다

 

대형쇼핑몰
하루가 다르게
생기고
덩달아 행상도
날로 는다.

 

종교와 술집도
없는 견실해 보이나
색정이 없어
왠지 허전하다

 

베이징 온지
사흘밖에 안 됐는데
벌써 여기 시민된 것 같다
- 2012.9.3

 

 

 

[3] 비자 있는 중국

 

중국경제는
문제가 없어 보이나
지하철 탈 때
소지품 체크 심하다

 

자본주의에선
회사눈치 보듯
사회주의에선
국가눈치 보나

 

밤거리 가로등 없어
데이트하기 좋다

 

밤 일찍 자게 되니
건강이나 치안에
문제없는데
그 속에는 함정도 있다

 

아직 민주화로
가려면 더 나가야한다

 

어떤 것도 허용하나
체제비판은 금물이다
중국의 한계이자
커다란 모순이다

 

이걸 증명해 주는 이가
바로 아이웨이웨이다

 

그런 잉여감시는
시간낭비 인력낭비인데
내가 이를 어찌하랴
2012.9.4

 

 

 

 

[4] 영어 먹통인 중국

 

장사를 안 하면
안 했지
영어엔 관심 없다는 듯
베이징은
영어를 외면한다

 

그해 비하면
한국은 너무 지나쳐
마치 미국식민지 같다
 
남의 시선에는
안중에 없는 중화주의
어딘지
프랑스를 닮았다

2012.8.31

 

 

[5] 중국의 두 얼굴

 

머리 컷이
거리에선 공짜인데

신세대 커트 집은
20만 원짜리도 있고

 

고층빌딩은 삭막하나
가로수는 아름답다

 

겉과 속이 다른
중국인들 알다가고 모를 일

 

옷과 언어는 거칠고
매너와 행동은 부드럽다

 

겉은 허름해 보여도
속은 부자인가
견실하고 안정돼 보인다
2012.9.1

 

 

[6] 여행방식

 

내 여행 방식은

초현실주의적이다

 

개인여행에다
거지여행이다

 

목적지도 없다
지나가다 보는 게
다 볼거리다.

 

어슬렁거리면
발길 닿는 대로 간다

 

내 눈에 부딪치는

거리를 내 혀로 핧는다.

 

논리보다 직관을
신뢰하는 난
일정도 명확치 않아
즉흥적이다

 

 

 

그야말로
뒤죽박죽이고
좌충우돌이다

 

나에게 여행은
죽음의 연습이자
마음 비우는 훈련이다

 

삶의 단계를 올려놓는
관문이자 통과의례다

 

그리고
자발적 고행이자
산다는 확인의 극대화다

 

내 여행은
원시적이고 생리적이라
무모하고 엉뚱하다

 

그래서 돈보다는
시간이 많이 든다

 

그러다가

난처할 때 많은데

누군가 날 

수호천사처럼 도와준다

2012.8.31

 

 

 

 

[7] 중국 냄새

 

베이징 공항에 도착
시내로 들어오는
버스 타보니

숨 쉬기 힘들 정도로

냄새가 지독하다

 

하긴 70-80년대
유럽인이 한국에서
독한 냄새로 골 아팠단다

 

골초의 나라 중국이라

지독한 담배냄새에
내 코가 더 찌든 것인가

 

숨쉬기가 곤란하나
냄새는 막을 수 없으니
이를 어쩌랴

차라리 즐길 수밖에

 

중국인 표정은
그 날씨를 닮았다고 할까

우중충하고 꾸밈 없다

 

지옥 같은 매연에도
목 잠기는 흙먼지에도
중국은 식당에만 들어서면
바로 천국이 된다
2012.8.31

 

 

 

 

 

 

[8] 중국문화지구 798

 

798을 보니
그림의 만리장성이 보인다

중국의 급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21세기
진정한 문화혁명인가

난 여기서
내가 보고 싶은 중국을
다 봤다

 

798은

베이징대학 못지않은
미래충전소다
아니 문화공단이자
예술의 방직공장이다

 

간만에
한 갤러리에서
입맞춤 도발케 하는
팜 파탈 만났으나
아차 실추하다

2012.9.3

 

 

 

 

[9] 연애천국 베이징

 

베이징 거리나
지하철 어디에도
연애천국이다

 

주변에
누구도 보지 않고
관심도 없다

평강이 사랑을 주도하는
바보온달의 도시

 

이상한 건
연애는 있는데 애욕이 없어
싱겹다

 

자본화된 몸에 익숙한
내 시선이 문제인가
201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