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스트리트 이튼 센터 앞에서
영 스트리트 이튼 센터 앞에서
- 캐나다 토론토에서
인간이라 다 그렇고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지만 ...
영 스트리트 이튼 센터 앞에 서니
난 더더욱 시를 쓰고 싶다
먹고, 마시며
즐기고 편하게 살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일진대
탐욕의 시대에
타락의 시어로
나의 새로운 언어를 열고 싶다
퀸 파크 토론도 대학 옆 번화가,
흑백의 거리김 없는 연애 거리
풍경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곳
길거리에 꽁초는 산처럼 쌓여 있고
서반어어, 영어, 불어,
여러 인종의 자국어가 넘쳐 나는 곳
선량한 남미의 관광객도 좋고
여기도 포장마차가 있어
베기 핫도그(veggie hotdog)가 맛있어 보인다
퀸 공원의 대포와
여자의 유방은 위협적이다.
퀸 공원을 빠져 나오다 보는
신문쟁이들의 스트라이트 기념탑이 반갑다.
어디나 사람 사는 건 매한가지지만
이 소비의 신과
자본의 신이 군림하는 거리에서
산다는 것
인간은 얼마나 먹을 수 있으며,
얼마나 잘 살 수 있는가
나는 다시 생각해 본다
서구의 괴짜들은
동양의 스님들을 어떻게 볼까
서구의 자유는 그 벌로 고독을 벌받고
그래도 그것이 좋아
죽음보다 무서운 외로움도 외면하고
자신의 무덤에 파며
날마다 조금씩 죽어 간다.
미친 놈, 마약 중독자,
버려진 노인들, 노숙자, 여자 펑크 족,
윤리의 잣대로
이 세상을 잰다는 것이 얼마냐 우스우냐
지나치게 자유가 많아서 자유가 없는 거리인가
청춘 남녀는 쾌락의 방을 찾아가고
공자의 나라에서 온 나는
통념과 명문의 잣대가 아니라
인간의 거리에서
나는 다시 인간을 생각한다
1999. 7. 24 회오리바람 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