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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본 대구

김형순 '스키타이' 2016. 10. 1. 16:05

 

 

 

 

 

 

비 내리는 가을, 대구를 처음 가보다
- 낙서 같은 시 미완성

1.
비 내리는 가을

내 생애 처음
비엔날레 일로 대구를 가보다

정서적으로 
분열증을 앓는 도시 같다

 

도시개발과
신시가지 건설로
몸서리친다

 

 야트막한
재래식 가옥과
여기저기 보이는
높은 아파트가 공존한다

 

중심가에는
고급 백화점 등
첨단 현대식 건물이
즐비하다

 

건물의 키 차이가
너무 커 어지럽다

 

2.
중구에 있는
이상화 시인고택을 가보니
우물처럼 도시에
목마름을 씻어준다

 

고택에 뜰에 걸린
석류가 너무나 정겹다

 

"살찐 젖가슴과 같은
이 부드러운 흙이 발목에 시리고..."

 

이런 그의 시구 일부가
갑자기 귓가에 맴돈다

 

당시 드물게
프랑스유학을 꿈꾼
그가 아니었나

 

그래서 시가
그리도 감각적이고
관능성이 농후한가

 

그러나
어둔 시대인 만큼
저항적인
시인의 결기도 느껴진다

 

3.
동행한 친구와
김광석 길도 가봤다

마치 홍대를 연상시키는
아주 긴 골목


누구의 착상인지
멋지다

 

가수 김광석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

 

한쪽엔 벽화가 있고
다른 쪽은 카페며,
가게가 즐비하다

 

갤러리가 있을 정도로
문화구로 변모하나

 

그 사이로
김광석 노래가
찬 바람처럼 스쳐간다

 

주말이면 연인들
파도처럼 넘쳐난단다.
2016.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