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단상(斷想)
시를 써 본지 40년
김형순 '스키타이'
2020. 6. 2. 18:33
내가 군대 늦게 가 1980년 01월 10일 제대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 시를 써봤다. 그리고 40년 지났다. 그런데 제대로 된 시가 한 편도 없네요!! ㅎㅎ 시를 쓰게 된 동기는 1970년 나에게 너무나 큰 존재였던 아버님이 갑자기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10년간 고민을 했다. 인간의 죽음과 고통은 어디서 오는가? 삶의 의미는 뭔가? 일종의 바니타스(vanitas) 극복을 위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꼭 10년간의 물음 끝에 답이 나왔다 "고통이 구원이다" 이것은 사실 삶에 대한 내 나름의 수준 높은 긍정이었던 것이다 니체가 말하는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과 비슷한 생각이다. 그때부터 시를 쓰다. 그런데 이런 고민은 2500년 전 부처가 이미 했던 것이다. 부처가 내놓은 대안은 바로 고집멸도(苦集滅道 Suffering, the origin of suffering, and the way to release from suffering)다. 쉽게 말하면 고통이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구원이 이루어진다는 설인데 내가 생각한 것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그러니까 내 고민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