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캐나다, 퀘벡 시티
김형순 '스키타이'
2020. 8. 15. 12:26
퀘벡 시티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멎지 않고
아침에도 바람과 함께
더 누렇게 된
낙엽들이 수북이 쌓이고
나는 우산을 쓰고
비 오는 아침의 퀘벡을 걷는다
퀘벡은
비가 와도 아름답고
가을 나무들은
겨울 채비를 하기 위해
옷을 벗고 있고
그래도 스치는 사람들의
아침 인사는
황금 햇살처럼 빛나고
수백 년이 겨울을 이겨 온
퀘벡은
제 여유와 저력이 뽐내니
나그네 외로움과 비교가 된다
나는 샤토 프롱트낙과
성공회 교회를 보이는
관광 안내소 옆에 서서
외롭고 쓸쓸한
퀘벡의 아침을 보며
꾸물거리는 인생이
뭔지를 다시 생각한다
1999. 10.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