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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벽두 하얀 혁명

김형순 '스키타이' 2010. 1. 4. 11:05

  

경복궁 2010.01.04 

 

폭설은

하얀 혁명이다
순식간에 세상을 바꾼다

 

온 세상을

정겨운

한 폭 그림된다
 

잇속으로

꼬불친 사람들까지도

마음문 연다

 

연애가 시작된다
낭만이 회복된다

 

개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남녀노소뿐 아니라

풍경과 거리가

흰눈을 좋아한다

 

대통령만이
하얀 폭설 같은

시민폭탄 터질까 걱정한다

 

서울시장만이

제설작업에 신경 곤두세운다

 

온 세상을 하얗게 

씻어내는 혁명은

이렇게 소리소문 없이 온다

 

폭설은 민중과 같다

없는 것 같으나
세상을 조용히 바꾼다

 

호랑이 해
그 위용을 자랑하듯
그렇게 폭설이 내린다
 

그래서

돈, 힘 없어도
정감어린 흰 눈 속에서

빛과 희망의 내색 읽는다

 

순백의 폭설 속에서
새깜해진 국가폭력 씻어낸다

 

새해 벽두
폭설은 이 세상을 하얗게
오염된 정부의 공해 닦아낸다

 

아 오래간만에
기분 좋은 아침이다


하얀 혁명 같은
폭설이 너무 눈부시다
아름답다

 
그리고

애인의 붉은 입술처럼
그렇게 뜨겁고 황홀하다
201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