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2010.01.04
폭설은
하얀 혁명이다
순식간에 세상을 바꾼다
온 세상을
정겨운
한 폭 그림된다
잇속으로
꼬불친 사람들까지도
마음문 연다
연애가 시작된다
낭만이 회복된다
개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남녀노소뿐 아니라
풍경과 거리가
흰눈을 좋아한다
대통령만이
하얀 폭설 같은
시민폭탄 터질까 걱정한다
서울시장만이
제설작업에 신경 곤두세운다
온 세상을 하얗게
씻어내는 혁명은
이렇게 소리소문 없이 온다
폭설은 민중과 같다
없는 것 같으나
세상을 조용히 바꾼다
호랑이 해
그 위용을 자랑하듯
그렇게 폭설이 내린다
그래서
돈, 힘 없어도
정감어린 흰 눈 속에서
빛과 희망의 내색 읽는다
순백의 폭설 속에서
새깜해진 국가폭력 씻어낸다
새해 벽두
폭설은 이 세상을 하얗게
오염된 정부의 공해 닦아낸다
아 오래간만에
기분 좋은 아침이다
하얀 혁명 같은
폭설이 너무 눈부시다
아름답다
그리고
애인의 붉은 입술처럼
그렇게 뜨겁고 황홀하다
201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