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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낙서시 2019.4.12

4월 -낙서시 2019.4.12 4월은 죽음의 달이고 4월은 죽음이 죽음을 넘어서는 달이고 4월은 죽어서도 죽지 않는 달이고 4월은 죽음이 다시 죽임이 되어 삶이 되는 달이고 4월은 죽임의 잔인한 역사의 망각에서 한 모퉁이를 기억하는 달이고 4월은 죽어도 죽지 않는 달이고 4월은 죽음 아닌 것이 없는 달이고 4월은 죽음이 죽음을 딛고 일어서는 달이고 4월은 죽음이 우리의 삶이 호흡으로 되살아오는 달이고 4월은 죽음도 죽이는 부활과 환생의 단초를 열어주는 달이고

자작시 2024.04.12

사랑하는 마음 - 랠프 월도 에머슨

사랑하는 마음 -랠프 월도 에머슨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고 해서 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어느 장소에 있든 그를 바라보던 눈길과 사랑하는 마음은 그의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는 행복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어느 정도의 괴로움과 두려움이 더해져야만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행복한 날을 추억한다 누군가는 사랑의 비밀을 이렇게 말한다 모든 기쁨이나 즐거움 중에서도 오직 사랑의 가치만이 어떤 고통이든 이겨낼 수 있다

기성시 2024.04.09

우리는 아무리 춥고 언 땅이라도 1989

우리는 아무리 춥고 언 땅이라도 뜨거운 가슴으로 녹일 수 있는 마음이어라 작고 서투른 몸짓으로도 행복의 물결을 일으키는 파도이어라 나지막하고 가는 목소리로도 꿈과 희망과 평화를 남은 노래이어라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연금으로 빛내며 어떤 슬픔, 어떤 괴롬이 와도 굴하지 않고 빛나는 꽃넋이여라 깊은 신뢰의 뜰에서 정겨운 봄빛과 다정한 마음을 주고받은 연인이어라 우리는 행운의 창문을 열고 맑은 햇살을 받으며 서로에게 거울이 되는 하늘이어라 그리움으로만 앓던 아픔의 껍질을 깨고 사랑의 완성을 위해서 날갯짓하는 비둘기이어라 1989년 12월 21일 *1989년은 1987항쟁이후 사회분위기가 많이 고조되어 있었다. 당시의 그런 분위기가 여기서도 느껴진다. 1990년대 들어와서는 폭풍 후 고요라고 할까 사회회 분위기..

자작시 2024.04.05

[즉흥시] 풍수화

[즉흥시] 풍수화 음이 있는 곳에 양이 모이듯 물이 있는 곳에 바람이 모이고 그래서 풍수(風水)를 논하는 것인가 강물에 바람이 그림을 그리면 그것이 풍수화인가 이 그림은 정말 변화무쌍하다 전혀 예측불가능하다 그래서 신비롭다 오늘의 물 표정은 바람 스침에 준하는데 갑자기 너의 표정이 그립다 나의 바람은 어디로 가나 물이라는 몸에 바람의 손길이 닿으면 어떤 그림이 그려지나 거기서 잉태하는 것이 풍수화인가 2016.03.17

자작시 2024.03.17

[헤르만 헤세] 안개 속에서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이상하구나,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숲과 들이 모두 외롭고 나무들은 서로를 보지 않으니 모두가 다 혼자이어라. 내 삶이 빛으로 밝을 때에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지만, 그러나 이제 안개가 드리우고 나니 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 어둠은 조용히 피할 수도 없이 사람들을 격리시킨다. 이 어둠을 모르는 사람을 누가 현명하다 말할 것인가.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삶이란 정녕 고독한 것. 누구도 다른 이를 알 수 없으니 사람이란 결국 모두 다 혼자인 것을.

기성시 2024.03.04

[오타와] 박물관에 가면 눈물이 난다

1999.10.28 캐나다 오타와 국립미술관에 가서 쓴 시인데 지금 읽어보니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하하하 제목: 박물관에 가면 눈물이 난다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 누가 우월하다는 것은 편견이고 인간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의식주에 멋과 맛을 내며 전쟁과 평화의 쌍곡선 속에서 인간 나름의 생존방식 지켜왔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눈물겨워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인간이여 나는 너에게 연민과 애정을 느끼며 생노병사 희로애락의 모든 것이 여기 있음을 보노라 나는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노라 박물관에서는 이런 역사와 문화를 배우려고 온 학생들이 가득하다. 1999. 10.28 오타와 국립미술관에서

자작시 2024.03.01

[허난설헌] 애절한 봄노래

천재시인 허난설헌 - 애절한 봄노래 뒤뜰이 고요한데 봄비에 살구꽃은 지고 목련꽃 핀 언덕에선 꾀꼬리가 우짖는다. 수실 늘인 장막에 찬 기운 스며들고 큰 향로에선 한 가닥 향이 피어오르누나. 잠에선 깨어난 미인은 다시 화장을 하고 향기로운 허리띠엔 원앙이 수 놓였다. 옷소매를 걷고 비취이불을 갠 뒤 시름없이 은쟁반 안고 봉황의 노래를 탄다. 금 굴레 안장 탄 당신은 어디 가셨나요. 정다운 앵무새는 창가에서 속삭인다. 풀잎에서 날던 나비는 뒤뜰로 사라지더니 난간 밖 아지랑이 낀 꽃밭에서 춤을 춘다. 누구 집 연못가에서 피리소리 구성진가. 밝은 달은 아름다운 금술 잔에 떠 있는데 시름 많은 사람만 홀로 잠 못 이루어 새벽에 일어나면 눈물만 고이는구나.

기성시 202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