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시 65

[한강] 서울의 겨울 12

한강의 시집 독서 중 아직 그의 시가 내 마음에 닿지 않는다 강물이 강물소리를 들려주겠다는 군요 ㅋㅋ이 책에는 침묵의 그림에 육박하기 위해 피 흘리는 언어들이 있다. 그리고 피 흘리는 언어의 심장을 뜨겁게 응시하며 영혼의 존재로서의 인간을 확인하려는 시인이 있다. 그는 침묵과 암흑의 세계로부터 빛나는 진실을 건져 올렸던 최초의 언어에 가닿고자 한다. 뜨겁고도 차가운 한강의 첫 시집은 오로지 인간만이 지닌 ‘언어-영혼’의 소생 가능성을 점검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시 소개글2016년 05월 26일

기성시 2025.05.26

[백거이] 남몰래 하는 이별(別離)

백거이는 매우 다작한 시인으로, 2,800편이 넘는 시를 썼고 광범위한 서신 왕래를 유지했다. 백거이는 생전에 자신의 작품을 출판하였는데, 그 가운데 808년 이후에 쓴 시만을 보존하였고, 이를 네 부분으로 나누었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쓴 방언시, 그의 마음 상태를 표현하는 명상적인 시; 그 다음에는 친구들의 죽음이나 자신의 실패를 애도하는 슬픔의 시가 나오고, 마지막으로 그가 가장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잡다한 시가 나온다. 주로 후기에 명성을 쌓았고 지금도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시 중 하나는 816년 에 작곡된 류트 발라드 또는 비파의 노래 (중국어: Pipa xing, 琵琶行) 가 있다. 남몰래 하는 이별(別離) - 당나라 중기 시인 백거이(772-846)울 수 없어요,..

기성시 2025.05.26

꽃잎 - 김수영 1967.7

꽃잎 - 김수영 1967.7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많이는 아니고 조금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줄모르고 자기가 가닿는 언덕을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닿기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 같고바위를 뭉개고 떨어져내릴한 잎의 꽃잎 같고혁명(革命)같고먼저 떨어져내린 큰 바위 같고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 같고나중에 떨어져내린 작은 꽃잎 같고

기성시 2025.05.15

[이규보] 미인원(美人怨)

미인원(美人怨) - 이규보(李奎報 1168-1241) 애절한 시 / 13세기 열애시"두 뺨에 옥 같은 눈물 흐르고"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봄 꾀꼬리 소리에 애간장이 타누나 꾀꼬리 우는 봄날 간장 타는데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 하여고은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누나 님의 약속 믿기 없기 뜬구름 같고이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구나 긴긴 밤을 그 누구와 함께 지내며수심에 찡그린 눈썹을 펼 수 있으랴 푸른 눈썹은 수심에 겨워 찌푸려 있는데뉘와 함께 긴긴 밤을 지내어 볼까 강물은 내 마음인양 출렁거리고구름은 신의 없는 님의 마음 같아라 두 뺨에 옥 같은 눈물 흐르고외론 베개 새벽 이불만 향기롭구나 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봄 꾀꼬리 우는 소리에 애간장이 타누나

기성시 2025.05.14

[황진이] 그녀의 시는 쾌가 높은 비디오아트다

백남준, 보들레르 이상으로 공감각 쾌락주의자. 나의 예술은 5차원 실험미술은 사기다. 다시 말해 5차원 공감각적 쾌락주의다. 사람들 눈과 마음에 공감각적으로 황홀경을 맛보게 하는 '전자천국'을 사람들에게 공짜로 선물하다. 물아지경 섹스의 절대적 순간은 단 몇초 몇분이지만 백남준의 몰아지경은 24시간이다. 평생 지속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보들레르보다 훨씬 더 수준 높은 5차원 감각을 모든 만족시키는 시를 쓴 사람을 바로 황진이다.백남준은 자신의 예술적 속성을 "1) 카타르시스, 2) 순간의 환희, 3) 모든 감각의 만족, 4) 전인격 총체적 개입, 5) 극도의 전자적 충동, 6) 두뇌의 전기 자기 진동, 7) 직접접촉예술, 8)) 전자와 생리학의 시뮬레이션, 9) 일렉트로닉 슈퍼하이웨이(전자 초고속도로), ..

기성시 2025.05.11

너를 잃고 -김수영

너를 잃고 -김수영- 너는 억만 개의 侮辱(모욕)이다늬가 없어도 나는 산단다억만 번 늬가 없어 설워한 끝에억만 걸음 떨어져 있는너는 억만 개의 侮辱(모욕)이다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꽃들그리고 별과도 등지고 앉아서모래알 사이에 너의 얼굴을 찾고 있는 나는 인제늬가 없어도 산단다늬가 없이 사는 삶이 보람 있기 위하여 나는 돈을 벌지 않고늬가 주는 모욕의 억만 배의 모욕을 사기를 좋아하고억만 인의 여자를 보지 않고 산다나의 생활의 圓周(원주) 우에 어느날이고늬가 서기를 바라고나의 애정의 원주가 진정으로 위대하여지기 바라고그리하여 이 공허한 원주가 가장 찬란하여지는 무렵나는 또하나 다른 遊星(유성)을 향하여 달아날 것을 알고이 영원한 숨바꼭질 속에서나는 또한 영원한 늬가 없어도 살 수 있는 날을 기다려야 하..

기성시 2025.04.24

존재의 대하여(유물) - 서경덕

유물주의자 서경덕, 물(物)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군요서경덕은 에서 "바깥이 없는 것을 태허(太虛)라 하고, 처음이 없는 것을 기(氣)라 하니 허는 바로 기이다"라고 하였다. 대중가요에 나오는 가사처럼 끝도 시작도 없는 것이 기이고, 그 기가 우주 만물의 근원이라는 얘기이다.서경덕은 철학자보다 황진이를 물리친 남자로 더 유명하다. 서경덕은 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기'이고, '이'란 기 안에 있는 원리에 불과하다고 하여 '이'와 '기'의 관계를 명확하게 하였다. '기'를 유물(물질)로 보고 '이'를 유심(정신)으로 본다면 너무 단순한 해석인가?우리나라에서 기일원론은 ‘수입품’이 아니라 독자적인 발전을 해온 것이다. 고려 시대 이규보가 ‘물자생자화(物自生自化)’, 즉 물은 스스로 생겨나 스스..

기성시 2025.01.19

[한강] 희랍어 시간 맨 마지막 시

나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다. - 희랍어시간 맨 마지막 장(시)혀끝으로 아랫입술을 축인다.가슴 앞에 모은 두 손이 조용히, 빠르게 뒤치럭거린다.두 눈꺼풀이 떨린다. 곤충들이 세차게 맞비비는 겹날개처럼.금세 다시 말라버린 입술을 연다.끈질기게, 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쉰다.마침내 첫 음절을 발음하는 순간, 힘주어 눈을 감았다 뜬다.눈을 뜨면 모든 것이 사라져 있을 것을 각오하듯이.

기성시 2025.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