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173

4월 -낙서시 2019.4.12

4월 -낙서시 2019.4.12 4월은 죽음의 달이고 4월은 죽음이 죽음을 넘어서는 달이고 4월은 죽어서도 죽지 않는 달이고 4월은 죽음이 다시 죽임이 되어 삶이 되는 달이고 4월은 죽임의 잔인한 역사의 망각에서 한 모퉁이를 기억하는 달이고 4월은 죽어도 죽지 않는 달이고 4월은 죽음 아닌 것이 없는 달이고 4월은 죽음이 죽음을 딛고 일어서는 달이고 4월은 죽음이 우리의 삶이 호흡으로 되살아오는 달이고 4월은 죽음도 죽이는 부활과 환생의 단초를 열어주는 달이고

자작시 2024.04.12

우리는 아무리 춥고 언 땅이라도 1989

우리는 아무리 춥고 언 땅이라도 뜨거운 가슴으로 녹일 수 있는 마음이어라 작고 서투른 몸짓으로도 행복의 물결을 일으키는 파도이어라 나지막하고 가는 목소리로도 꿈과 희망과 평화를 남은 노래이어라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연금으로 빛내며 어떤 슬픔, 어떤 괴롬이 와도 굴하지 않고 빛나는 꽃넋이여라 깊은 신뢰의 뜰에서 정겨운 봄빛과 다정한 마음을 주고받은 연인이어라 우리는 행운의 창문을 열고 맑은 햇살을 받으며 서로에게 거울이 되는 하늘이어라 그리움으로만 앓던 아픔의 껍질을 깨고 사랑의 완성을 위해서 날갯짓하는 비둘기이어라 1989년 12월 21일 *1989년은 1987항쟁이후 사회분위기가 많이 고조되어 있었다. 당시의 그런 분위기가 여기서도 느껴진다. 1990년대 들어와서는 폭풍 후 고요라고 할까 사회회 분위기..

자작시 2024.04.05

[즉흥시] 풍수화

[즉흥시] 풍수화 음이 있는 곳에 양이 모이듯 물이 있는 곳에 바람이 모이고 그래서 풍수(風水)를 논하는 것인가 강물에 바람이 그림을 그리면 그것이 풍수화인가 이 그림은 정말 변화무쌍하다 전혀 예측불가능하다 그래서 신비롭다 오늘의 물 표정은 바람 스침에 준하는데 갑자기 너의 표정이 그립다 나의 바람은 어디로 가나 물이라는 몸에 바람의 손길이 닿으면 어떤 그림이 그려지나 거기서 잉태하는 것이 풍수화인가 2016.03.17

자작시 2024.03.17

[오타와] 박물관에 가면 눈물이 난다

1999.10.28 캐나다 오타와 국립미술관에 가서 쓴 시인데 지금 읽어보니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하하하 제목: 박물관에 가면 눈물이 난다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 누가 우월하다는 것은 편견이고 인간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의식주에 멋과 맛을 내며 전쟁과 평화의 쌍곡선 속에서 인간 나름의 생존방식 지켜왔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눈물겨워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인간이여 나는 너에게 연민과 애정을 느끼며 생노병사 희로애락의 모든 것이 여기 있음을 보노라 나는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노라 박물관에서는 이런 역사와 문화를 배우려고 온 학생들이 가득하다. 1999. 10.28 오타와 국립미술관에서

자작시 2024.03.01

[즉흥시] 봄의 살가움

[즉흥시] 봄은 살가움 봄 햇살이 장난이 아니다 마치 4차 산업혁명 같다 창의와 독창성 개성과 차별성의 시대에 봄은 그런 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파릇파릇 새롭게 솟아오른다 그 기운을 참지 못한다 영어로 스피링이다 일어난다 풀과 물과 공기와 빛과 소리와 향기가 일어난다 피부가 섬세한 여성이 가장 봄에 예민하다 봄은 무엇보다 여성의 것이다 여성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동요시킨다. 봄은 봄을 봄으로써 봄의 아름다움을 깨닫는다 삶이란 것이 아름답게 선을 긋는 것이라면 봄은 부드러운 속살을 살가움으로 긋는 것이다 2017.02.17

자작시 2024.02.18

멋 혹은 여백에 대하여

[즉흥시] 멋 혹은 여백에 대하여 동양화에는 여백이라는 멋이 있다 지금처럼 정신 없는 돌아가 세상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여백이 없으면 멋이 사라지기에 어른이 되어서도 열심히 공부거리를 찾는다거나 고전을 읽고 산책을 하면 시를 즐기고 그리고 자주 미술관을 찾는 것도 사실은 여백을 얻기 위해서다 그러면 멋이 깃든다 연극배우처럼 가끔씩 엉뚱한 이벤트도 생에 생기를 넣는 길 비싸지 않는 옷으로 하이패션을 부려보는 것도 역시 여백이다 아니 멋이다 이웃에게 없는 돈에 기부를 하면 이겐 진짜 여백이다 엣 선비들이 돈이 별로 들지 않는 시서화로 여백을 살렸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시장기가 밥맛을 내듯 여백의 들뜸은 일상에 의욕과 에너지를 준다 2019.02.14

자작시 2024.02.15

2018.02.11 즉흥시

2018.02.11 즉흥시 내 이마에 따사한 햇살과 차가운 바람이 같이 스친다. 인생은 희비가 이렇게 엇갈리는 것인가 다 좋고 다 나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유명도 무명도 다 좋다 그냥 즐기면 된다 문제는 축제다 인생은 원래 뒤주박죽이다 우연성이 정말 맞다 여행을 해보면 누구를 만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무시간에 무상념, 무작위 합친 무상행도 있지 우여곡절 희로애락이 오버랩 되면서 뭔가 답이 보인다 그 고개를 하나하나 넘어가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유무를 넘어서는 것이 삶의 묘미 아닌가 2018.02.11

자작시 2024.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