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2

꽃잎-김수영

꽃잎-김수영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줄 모르고 자기가 가닿는 언덕을 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닿기 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 같고 바위를 뭉개고 떨어져내릴 한 잎의 꽃잎 같고 혁명(革命)같고 먼저 떨어져내린 큰 바위 같고 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 같고 나중에 떨어져내린 작은 꽃잎 같고

기성시 2023.10.03

[김수영] '사령(死靈)'

오늘 2021년 12월 1일: 2021년 마무리하고 2022년을 맞이할 준비하는 1달이다. 김수영 시 '사령'이 생각난다. 12월은 죽음과 부활이 교차하는 시기가 아닌가. 시인의 체질이 느껴진다. 사령(死靈) -김수영 ... 활자(活字)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나의 영(靈)은 죽어 있는 것이 아니냐. 벗이여 그대의 말을 고개 숙이고 듣는 것이 그대는 마음에 들지 않겠지 마음에 들지 않어라. 모두 다 마음에 들지 않어라. 이 황혼(黃昏)도 저 돌벽 아래 잡초(雜草)도 담장의 푸른 페인트 빛도 저 고요함도 이 고요함도. 그대의 정의도 우리들의 섬세(纖細)도 행동(行動)이 죽음에서 나오는 이 욕된 교외(郊外)에서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마음에 들지 않어라. 그대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기성시 2021.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