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밤의 시(詩) - 김광균. 금융 전문가가 이런 시를 쓰다니 놀랍다. "눈은 추억의 날개 때묻은 꽃다발" 시인은 하얀 눈을 하늘에서 외로운 이들에게 선물로 뿌려주는 꽃다발로 봤나요. 90년 전 시인데 여전히 신선한 감각이(?) 그는 말했다 “시란 회화다” 서울의 어느 어두운 뒷거리에서 이 밤 내 조그만 그림자 위에 눈이 내린다 눈은 정다운 옛이야기 남몰래 호젓한 소리를 내고 좁은 길에 흩어져 아스피린 분말이 되어 곱-게 빛나고 나타샤 같은 계집애가 우산을 쓰고 그 위를 지나간다 눈은 추억의 날개 때 묻은 꽃다발 고독한 도시의 이마를 적시고 공원의 동상 위에 동무의 하숙 지붕 위에 캬스파처럼 서러운 등불 위에 밤새 쌓인다. 193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