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화가(1916~1956)와 오장환 시인(미술을 너무나 좋아한 시인, 이중섭보다 2살 아래 1918∼미상 *서정주와 이용악과 함께 3대 천재 시인으로 불림), 김광균 시인(가장 모던한 회화적인 시를 쓴 시인 이중섭보다 2살 위 1914~1993). 세 사람 요즘 말로 절친이었다. 모두 각각 근대의 화단과 문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여 널리 알려진 인물들입니다. 한편, 이 세 사람은 서로의 친우이기도 하였지요. 화가와 시인들의 우정, 마음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내는 것과 언어로 담아내는 것이 상당히 흡사한 작업이기 때문일까요? 어려운 단어가 전혀 안 들어간 오장환 시(나의 노래) 한 편을 감상해보자.
나의 노래 - 오장환
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가슴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
새로운 묘에는
옛 흙이 향그러
단 한 번
나는 울지도 않았다.
새야 새 중에도 종다리야
화살같이 날아가거라
나의 슬픔은
오직 님을 향하여
나의 과녁은
오직 님을 향하여
단 한 번
기꺼운 적도 없었더란다
슬피 바래는 마음만이
그를 좇아
내 노래는 벗과 함께 느끼었노라
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무덤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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