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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의 꽃이여 - 이한열 열사의 영전에

610항쟁에서 누구나 시인이 된다 [87년에 쓴 시 2] 민주의 꽃이여 - 이한열 열사의 영전에 그대 피흘리는민주의 꽃넋이여그대 넋은이 땅에 다시 살아민주의 불 놓으리니민주의 혼 태우리니그대는 다시민족의 꿈으로 피어나리라이 땅에비 내리며, 바람을 일으키며민주의 수호신이 되어우리를 살려내나니다시는 이 땅의독재의 허깨비독점의 도깨비발붙이지 못하게 하리니그대 다시 이 땅에민주의 꽃으로 피어온 땅의 민주의 봄 오는 날우리는 그대를춤추고 노래하고 이야기하며목놓아 부르리라1987년 7월 9일

자작시 2024.06.10

관음(觀音)예수 - 즉흥시

관음(觀音)예수 - 즉흥시오늘은관음보살이 아니라관음예수를 본다관음송 같은관음예수를 본다모든 이의 고통을 보고모든 이의 슬픔을 듣는그는 관음예수다하얀 눈길 속에하얀 그 관음송거기에관음보살처럼관음예수가 서 있다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우리를 깨우쳐주는관음예수가 있다오늘 그가관음보살로 되어관음송이 되어우리에게 왔다하지만 우리는여전히눈이 멀어귀가 먹어그 관음예수를듣지도 보지도 못한다그가 우리의억울함을 봐주고우리의 하소연을들어준다는 것을우리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2012.12.25

자작시 2024.05.30

4월 -낙서시 2019.4.12

4월 -낙서시 2019.4.12 4월은 죽음의 달이고 4월은 죽음이 죽음을 넘어서는 달이고 4월은 죽어서도 죽지 않는 달이고 4월은 죽음이 다시 죽임이 되어 삶이 되는 달이고 4월은 죽임의 잔인한 역사의 망각에서 한 모퉁이를 기억하는 달이고 4월은 죽어도 죽지 않는 달이고 4월은 죽음 아닌 것이 없는 달이고 4월은 죽음이 죽음을 딛고 일어서는 달이고 4월은 죽음이 우리의 삶이 호흡으로 되살아오는 달이고 4월은 죽음도 죽이는 부활과 환생의 단초를 열어주는 달이고

자작시 2024.04.12

사랑하는 마음 - 랠프 월도 에머슨

사랑하는 마음 -랠프 월도 에머슨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다고 해서 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어느 장소에 있든 그를 바라보던 눈길과 사랑하는 마음은 그의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는 행복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어느 정도의 괴로움과 두려움이 더해져야만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행복한 날을 추억한다 누군가는 사랑의 비밀을 이렇게 말한다 모든 기쁨이나 즐거움 중에서도 오직 사랑의 가치만이 어떤 고통이든 이겨낼 수 있다

기성시 2024.04.09

우리는 아무리 춥고 언 땅이라도 1989

우리는 아무리 춥고 언 땅이라도 뜨거운 가슴으로 녹일 수 있는 마음이어라 작고 서투른 몸짓으로도 행복의 물결을 일으키는 파도이어라 나지막하고 가는 목소리로도 꿈과 희망과 평화를 남은 노래이어라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연금으로 빛내며 어떤 슬픔, 어떤 괴롬이 와도 굴하지 않고 빛나는 꽃넋이여라 깊은 신뢰의 뜰에서 정겨운 봄빛과 다정한 마음을 주고받은 연인이어라 우리는 행운의 창문을 열고 맑은 햇살을 받으며 서로에게 거울이 되는 하늘이어라 그리움으로만 앓던 아픔의 껍질을 깨고 사랑의 완성을 위해서 날갯짓하는 비둘기이어라 1989년 12월 21일 *1989년은 1987항쟁이후 사회분위기가 많이 고조되어 있었다. 당시의 그런 분위기가 여기서도 느껴진다. 1990년대 들어와서는 폭풍 후 고요라고 할까 사회회 분위기..

자작시 2024.04.05

[즉흥시] 풍수화

[즉흥시] 풍수화 음이 있는 곳에 양이 모이듯 물이 있는 곳에 바람이 모이고 그래서 풍수(風水)를 논하는 것인가 강물에 바람이 그림을 그리면 그것이 풍수화인가 이 그림은 정말 변화무쌍하다 전혀 예측불가능하다 그래서 신비롭다 오늘의 물 표정은 바람 스침에 준하는데 갑자기 너의 표정이 그립다 나의 바람은 어디로 가나 물이라는 몸에 바람의 손길이 닿으면 어떤 그림이 그려지나 거기서 잉태하는 것이 풍수화인가 2016.03.17

자작시 2024.03.17

[헤르만 헤세] 안개 속에서

안개 속에서 - 헤르만 헤세 이상하구나,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숲과 들이 모두 외롭고 나무들은 서로를 보지 않으니 모두가 다 혼자이어라. 내 삶이 빛으로 밝을 때에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지만, 그러나 이제 안개가 드리우고 나니 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 어둠은 조용히 피할 수도 없이 사람들을 격리시킨다. 이 어둠을 모르는 사람을 누가 현명하다 말할 것인가.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삶이란 정녕 고독한 것. 누구도 다른 이를 알 수 없으니 사람이란 결국 모두 다 혼자인 것을.

기성시 2024.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