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어느 가을부터 2016.08.26

김형순 '스키타이' 2024. 8. 26. 15:50
캐나다 오타와 국립미술관
[즉흥시] 어느 가을부터 2016.08.26
어제 가랑비가 오더니
이 나라에 가을이 오는 구나
그 어떤 폭정도 기세가 꺾이듯
그 어떤 폭염도 기운이 쇠하듯
나라에 가을이
부끄럽게 오는 구나
하늘은 높고
바람은 청량하고
투명한 햇살은
우리의 속살마저도
깊이 들여다보는구나!
이제 가을은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연출하겠구나!
어느 가을부터
아니 당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그대를 사랑한 나는
이제 가을 같은
그대를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겠구나!
온몸에 스치는
상쾌한 바람도
이제는 푸른 초목을
노랗게 물들이고
그것들 하나둘씩
낙엽이 되어
아스라이 떨어지겠구나!
이 가을에
우주만물을
가슴에 가득 부여안고
그대의
숨겨진 아름다움과
보이지 않는 미덕을
탐색하는 여행이라도
떠나야겠구나!
201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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