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소르본大 앞에서 1989.8.6

김형순 '스키타이' 2024. 7. 23. 09:21

소르본앞에서 1989.8.6

소르본 맞은 편에

싸구려 여인숙 퀴자(Cujas)

내가 먹고 자고

씻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

우선 TV가 없어서 좋고

화장실은 공용이고

샤워를 하고 싶으면 20프랑을 내면 그만

내 방 밖에는 낡은 만큼

편안하게 보이는 파리의 뒷골목

외론 나그네 마음을 풀어 주듯

창밖 잿빛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여종업원은 친절하고

아직 살아 있는 우애 정신에도

개인 자유와 사회 평등

인류 우애는 지금도 미흡하고

누군가 그걸 완성하겠지만

그건 흑인 몫

이제 파리는

흑인에 의해서만 아름답고

행복해질 수 있나니

창밖에 비가 내리고

미완성 혁명은 완성을 향하고 있고

1989. 8. 6씀 프랑스혁명 2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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