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파발
*40년 전 유럽위기를 주제로 한 시
구파발
가는 길에도
구라파가
어른거릴 때가 있다
구파발이
눈물겹게 그리워
온 맘이 뒤흔들릴 때도
구라파가
얼핏 보일 때가 있다
구파발 길을
두루 지나다니면서도
잠깐씩 눈에 떠오르는
구라파의 뒷골목은
지우는 못하는 때가 있다
구파발로 가는 길은
내가 살려가는 길
구라파로 가는 길은
내가 팔려가는 길
구파발로 가자
냄새나는 옛 장터같은
구라파를 버리고
새 삶터인
구파발로 가자
198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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