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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보다 침묵이 더 정확하다

김형순 '스키타이' 2015. 3. 31. 01:00

 

[낙서시_수정중]

언어보다 침묵이 더 정확하다 -로스코

 

 

로스코,

그는 삶에 대한

비극적 감정을 그렸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극을 탄생시켰다

 

러시아적 이상과

유대공동체 정신으로

문화절대주의를

추구한 이상주의자다

  

누가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카리스마로

예술에 숭고미를 불어넣었다

 

지극힌 단순한 것에서

최고의 미를 축출하다

 

한국인의 심정을

누구보다 건드리는

20세기 최고의 작가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

더 위대한 작가가 되었다

 

잡스와 빌 게이츠처럼

기존의 틀이 안 갇히려고

명문대를 탈출했다

 

인간주의를 추구하는 그는

예술가 노조를 만들 만큼
좌파적 아티스트였다

 

진지한 교주의 표정으로

심각한 철학자의 얼굴로

21세기에는

예술이 종교임을 보여주다

 

그의 그림은

침묵이 소리보다 왜 정확한지

작품에 무제가 왜 붙는지

그 깊은 뜻이 뭔지 확실히 알려준다

 

그의 색채는

따뜻하면서 우울하고

격정적이면서 온화하다

 

방금 사랑에 빠진 여자 같은

노란주황색은 그런 색이다

 

그의 색채에서

격한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

 

몰아지경과 무념무상에 젖게 한다

침묵과 고요의 바다에 빠질 수밖에 없다

 

동양의 번지는 기법을

서양추상화에서 은근슬쩍 훔쳐다놓았다

거기에서

그의 애교와 유머와 재치를 본다

 

채플화 유대회당의 벽색이고

뭐하고 규정할 수 없는

신비하고 숭고한

짙은 회색이거나 고동색이다

 

로스코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

그의 그림에 한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그는 강력한
미의 유혹자이다

 

또한 로스코는 보이지 않게

움직이는 페인팅의 창시자라 할 수 있다

 

신화적 요소가 가미된

그의 초기작에는

시대의 예언자 면모를 풍긴다

 

로스코의 광택 없는 색채와

애매모호한 선묘와 색면과

기교가 없는 붓 터치는

관객에게 무한대의 상상력을 촉발시킨다

 

19702월 그의 자살은

왠지 고흐의 자살을 닮았다

 

그는 자신의 한계를 느꼈나

자신의 죽음을 스스로 조절해

니체처럼 신이 되려고 한 것인가

 

그의 죽음은

또한 머리에 피 흘린

붉은 예수도 연상시킨다

 

그리고 그의 죽음에서

무엇보다 예언자적이고

순교자적이고 혁명가적 체질이 보인다

 

그는 분명 유럽미술의 거장인

피카소를 여지없이 살해했다

 

그리고 입체주의의 자리를 지우고

그 위에 추상표현주의의 흔적을 남겼다

 

그에게 BEAUTIFUL

감성과 이성을 뒤섞는 MULTIFORM이다

 

그의 추상표현주의는

생명력과 숨결이 들어간

뼈와 살과 같은

구체적 고통과 환희가 뒤섞어

진짜 그림이 되었다

 

그는 죽음 같은 검은 색을

환생 같은 붉은 색으로 삼켜버렸다

201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