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가을의 심연

김형순 '스키타이' 2016. 10. 27. 17:02

[즉흥시] 가을의 심연

 

 

2016년
10월 27일 정오
그 따사로운
가을의 햇살에

 

내 온 몸이 짜릿하다
내 온 마음에 전율이 온다

 

말할 수 없는
계절의 풍요로움과

우주의 넓은 품에
깊게 빠지는 것 같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심연과 상승이 느껴진다

오르가슴이다

 

오늘은
가을이 사랑이다

 

가을이
맑은 하늘이 된다

가을이
붉은 노을이 된다

 

오늘처럼
가을이 이렇게
나를 유혹적인 적이 있었나

 

오늘처럼
가을은 이렇게
나를 황홀하게 한 적이 있었나

 

오늘은
내가 가을이다

내가 나를 어짜하지 못한다

 

이렇게
싸늘한 가을에
이렇게
써늘한 가을에

 

나는
이 가을의 심연에
깊이 빠진다

이 가을의 심오함에
마구 사로잡힌다
2017.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