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남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하지만
사실
나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다
나는 구한말
시골 처녀보다도
더 수줍디
내가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더 기를 못 편다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한다
말도 못 건다
그냥 멀리서 바라본다
완전히 관음증이다
그런데 이런 성향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그녀를 생각하면
마음이 떨리고
밥이 맛이 없고
수줍고 어설프고
어눌하다
이러니
이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에서
어떻게 연애를 하겠는가
연애는
나의 적이다
이 세상에
이렇게 힘든 일이 없다
나는 날마다
연애를 죽이기 위해서
사랑을 한다.
목숨을 건 투쟁을 벌린다
그것이 바로
내가 신자유주의
금융 자본주의와
싸우는 방식이기도 하다
2017.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