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한반도 남녘땅에 사는 남자이나
남편도 아니고
아빠도 아니고
아들도 아니고
동생도 아니고
삼촌도 아니고
교사도 아니고
작가도 아니고
기자도 아니고
나는 위에 것들
조금씩은 다 해보았지만
제대로 한 것이 없다.
나는 미술에세이 쓰는
시인이고 싶은데
여기에도 충실하지 못하고
오르가슴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했다.
그렇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무소속이다.
무정부주의자이고
무제도주의자이다.
2008.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