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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담때

김형순 '스키타이' 2009. 5. 2. 18:25

 

 

작년 이맘때

열렬하게 

연애를 할 때가 생각난다.

미치듯이 그렇게

편두통이 날 정도로

그리움에 미쳐

정신을 잃을 정도로

속앓이 하던

질투와 초조함으로

나날을 보내던 그 시간이 생각난다.

작년 그렇게

작은 촛불이 밝혀지던

그 때가

너의 얼굴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는

작년 이맘때

속을 그렇게 태우며

절규하던

그 하얀 촛불이

뜨겁게 타올랐다

훤히 새벽이 동터오는 때

문자가 올 때처럼

가슴이 찌리리 하게

왠지 부풀고

두근거리고

쿵덕거리던

두렵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고

천국 같기도 하고

지옥 같기도 하고

하여간 가슴 태우던

작년 이담 때가 기억난다

2008년의 연애사건

불멸의 열꽃이 되살아나

나 스스로 놀랐던

내 안의 잠재한 열정이 터지던 시절

그때가 그립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그 순수한 마음으로

축제와 떨림이 범람하던 때

거기엔

어떤 장벽이 없고

그저 인간의 따뜻한 정이 흐를 뿐인

마음이 비우는

생각을 여는

아름다운 지난 5월의 밤이

일년 전 그 밤의 불빛이

생각난다

너무나 아름답게

빛나는 그 때의 희미한

그림자가 

오늘 내 가슴에서 서린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 1년전보다

더 강력한 기를 받아

사랑의 그리움을

다시 태우며

만남을 기대하면서

5월 2일의 밤을 지샌다

2009-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