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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 상상마당 전시장에서

김형순 '스키타이' 2010. 4. 14. 07:30

 

 

 

 

 

 

 

 

 

 

삶은 더 길어졌으나
그만큼

사람은 더 고독해지고

 

사람은 나이들수록

돈에 치여

쫄아들고 불안해지고

 

죽음은 도처에 깔려있다

그 종류도 하도 많아
숨이 막히게 한다

 

이렇게

갑갑하고 답답한 것에서

잠시 벗어나기로

좋은 곳이 전시장인가

 

도심 속 사찰 같은 곳

번잡한 심경에

한줄기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나

 

아직은

사람들이 그걸 믿지 않으나

하긴 도심도

하나의 거대한 전시장

그러나 너무 오염된

 

신선한 삶의 공기 마시려면

인간으로 돌아가고프면

나는 누구며

인생이 뭔지를 묻고 싶으면

그곳으로 가면 되는가

 

심미적 공간에서
소통이 가장 잘 된다고 하는데

문화사찰이 강요하는

침묵과 고요

 

아니 때로는
무질서와 잡음과 소란
영상의 다양한 플럭서스
이런 랜덤 액세스는

 

바로 이런 것들이
죽음의 도시에
산소를 공급하는 탱크인가

 

사유와 명상
전위와 실험정신
주장있는 자의 환희와

표현하는 자의 행복이
출렁이는 곳

 

그 곳에서 사막 속 오아시스

샘물을 맛보면 어떤가
2010.04.10
홍대앞 상상마당에 갔다가

 

'시인이란 어떤 존재인가?'

'격렬한 고통을 가슴속에 품고 있지만 탄식과 비명이 입술을 빠져나올 때

그걸 아름다운 음악으로 듣는 불행한 사람이 시인이다' - 키르케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