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돈만 있고
삶이 없어
삶이 죽었으니
잔치가 자꾸 사라지지
좀 힘들어도
그냥 고생하는 재미로
살면 되는데
요즘 삶이 고장났어
아니 바람이 났어
예술도 그래
원래 일상도 한 몸이잖아
현대예술은
변기통과 쓰레기통에서
나온다는 것이 정설이지
삶과 정치도 그래
정치 아닌 삶이 어디 있어
정치가만 정치한다는 건
그런 속임수가 어디 있어
안 속으려면
다들 정당에 가입하라고
교사가 정당에 가입했다고
잡아가는 나라는
아직 야만국이거나 미개국이지
아무리 현실이 끔찍해도
직시해봐
그런 시간이라도
껴안을면 시간에 살이 붙고
세월에 피가 흐르는 법이야
산다는 게
그렇고 그렇지
하루하루 고통의 축제지
다만 육체로
축제를 만드는 게 과제지
아 그리고 그림과 음악이
문자보다 더 힘 세다고 하던데
맞아 문화 예술이
경제 정치보단 당연히 힘이 더 세지
사람들이 이걸 잘 잊어버려
도대체 인생에서
남는 게 뭘까
재미, 쾌락, 친교지 뭐
얼싸안고 입맞추고
어루만지며 포옹하는거지 뭐
거기다 죽이는 미소로 멋 내는 거야
2010.07.07
카미유 클로델의 조각 '사쿤탈라'(Sakuntala)
어제 편의점에서
스티브잡스도 좋아하는
샘표 캔 깻잎 한 통 사서
맛있게 먹고 깡통 겉을 보니
북한산이라고 적혀있었다
* 아이폰모델이 샘표깻잎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죠
그런데 요즘
해외공관에서 평양냉면 먹으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겠다나
그럼 나는 뭔가
이제는 입맛까지도
정치적으로 갈라놓으려는 건가
남북에는 김치맛도
이념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건가
이 세상에
이런 못난 정치가 어디 있나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흘러가는가.
2010.07.23 남북휴전일 앞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