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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일기

김형순 '스키타이' 2013. 12. 30. 23:04

 

1960.12.24 마산에서 가족사진

 

얼굴

 

사람들은

날마다 자신의 얼굴에

일기를 쓴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그림이 된다

 

하나의 선과 점이 되어

얼굴에 주름도 만들고

윤각을 만들고

 

삶의 풍경이

하나의 평면 입면 측면이 되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삶이 담긴다

 

희로애락의 높낮이

그래프처럼 그려진다!

 

자신에게 얼마나 엄격한지

남에게 얼만 관대한지도

점수처럼 써진다

아주 정확하게 기록된다

 

늙었다 젊었다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에 비쳐진 삶의 흔적이

어둔 실루엣과 빛나는 광채로

잘 익은 와인 향기로

감칠맛 나는 김치냄새로

 

얼굴에 그려진다

2013.12.07

 

무와 먹는 무

 

무는 다 좋다

먹는 무도 좋고

허무의 무도 좋다

 

무심당(無心堂)

무가 들어가니 좋고

무가 기적처럼

유가 될 수 있는 법칙도 좋고

무에는 유가 들어있다는 역설도 좋고

 

무는 먹는 무이든

허무의 무이든 다 황홀하다

 

나는 무가 될 때

유를 창조할 수 있다

 

무와 유가 구별이 없어지면

천지개벽이 온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무와 유 사이를

방황하는 노마드일뿐

2013.12.07

 

 

 

[50년대 영등포 낭만주의]

53년 휴전하는 해 태어난다

아버지는 윤동주와 동기동창으로

연희전문에서 화공학을 전공하다

 

아버지는 개인사업을 하다

영등포에 있는 대한모방에서 기술부장이 되다

독일정부의 초청으로

아버지가 독일과 스위스에 1956-1957년 기술유학을 하다

어머니가 수술을 받다

어린 시절 아버지 대한 모방 주택에서 자전거 타고 놀다

 

[60년대 신마산 낭만주의]

사진에 미치다

밤에 일어나 악몽처럼 카메라를 찾다

미국대중문화의 영향을 받다

SEARS잡지를 통해 미국소비사회의 진면목을 보다

이 잡지에서 못살 것은 하나도 없다

당시는 철없이 미국문화를 선망하다

 

마산이라는 천국에 살다가

서울로 왔는데 생지옥을 맛보다

어린시절 지상 낙원 바다가 보이는 감격스런 아침햇살에 반하다

그 관능과 열정에 탐익하다

 

15살에 연상의 여인 발레리나에 완전히 미쳐버리다

첫 사랑이다

 

서울역 광장에 네온사인에 문명 비평적 안목을 생기다

 

[70년대 통기타 낭만주의]

1970년 부친사망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고

인생의 의미에 대해 10년간 고민하다

 

수준높은 프랑스 문화에 심취하다

1970년대 당시 미국인구의 5분의 1밖에 안되는데

프랑스는 노벨문학상을 미국의 2배였다.

(프랑스는 노벨문학상12개 미국은 노벨문학상 6개)

 

60년대 미국적인 것에서 많이 벗어나다.

송창식 윤형주 김민기의 시대를 맞이하다. 유신반대운동을 앞장서는 교회에 다닌다.

인권에 대한 어럼픗이 뭔가를 감지하다.

프랑스문화관을 아지트로 삼다.

카프카 카뮈 사르트르 파스칼을 탐독하다 논문도 쓰다

 

[80년대 변혁적 낭만주의]

광주항쟁에 큰 충격을 받다

시를 쓰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다

 

낮에는 교사로 저녁에는 대학원에서 보들레르를 전공하다

전두환 신군부독재시대 민중과 시와 사회전반의 민주화가 일어나다

80년대 10년간 교실현장시를 많이 쓰다

 

1988년 이후 해외여행자유화로

1989년 처음으로 파리 런던 프랑크푸르트 로마 등

유럽을 한달간 다녀오다

1989년 8월 독일에 있었는데 10월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충격을 받다

 

학교에서 나의 철학과 학교방침이 달라 12년만에 튕겨나오다

 

[90년대 문화지향적 낭만주의]

지학사 출판쟁이가 되어 봄 휴가 여름 유가 전국 문화유적 샅샅이 뒤지듯 담사하다

구조주의 철학자 푸코 델리다 라캉 들뢰즈 이런 철학자의 이름을 알게 되다

포스토모던니즘 전국 문화답사기를 떠나다

 

1997년 태국 베트남 동남아시아 여행하다

베트남이 인상적이었다 여자들이 미인이다 음식이 맛있다

 

1999년 IMF로 캐나다 동부 런던시xl에서 6개월간 워킹 홀리데이로 지내다

오타와 몬트리올 등 퀘벡 주를 여행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퀘벡시티를 만나다

 

[00년대 예술적 낭만주의]

2001년 처음 일본여행하다

주말마다 인사동을 나가다 어려서부터 막연히 좋아한

미술에 탐익하다. 10대 사진에 미쳐 밤에 자다가 카메라를 찾았던 시대로 돌아가다

 

10년간 인터넷 신문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미술관련 독립기자가 되어

우리나라 미술관 박물관 다니지 않은 곳이 없게 되다

 

[10년대 르네상스 낭만주의]

기자 10년 만에 백남준 기사를 인터넷 신문에 연재하기 시작하다.

그의 예술을 대중화하다

2013.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