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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백남준 아닌 게 없구나

김형순 '스키타이' 2015. 5. 9. 18:08

 

백남준은 왜 매일 이런 미친 짓을 했나 (아래사진)

 

[낙서시] 이 세상에 백남준 아닌 게 없구나

 

아침 산책할 때 보면

여기 저기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우리만 아니라 전 세계가

국경도 없이

모두 백남준의 아이디어를

손에 쥐고

귀에 꽂고 다닌다

 

 

이들 중 백남준은

아는 이는 거의 없지만

국경 없이 모두가 하나로 통하는 세상

그냥말로

()마저 통()하는

신통한 바로 SNS 시대다

 

이런 세상의 평생 꿈꾼

백남준

동서의 경계 없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정보와 지식의 누구에게나

공유하려고 했던 코뮌주의자

백남준

 

그래서 그의 철학은

시공을 초월해 텔레토피아를 추구했고

근데 이젠 그게 정말 이루어지고 있구나

 

우리의 주머니 속에

백남준이

우리의 손에 백남준이

우리의 귀에 백남준이

 

그들이 모르는 백남준이

우리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그렇구나

 

백남준이 생전에

미친 짓 같은 퍼포먼스를 하고 다닐 때

그런 걸 왜 했을까

그건 우리의 갇힌 사고를 깨지 않으면

세 세상을 맞이할 수 없어선가

 

음악을 전공한 피아니스트 백남준

그의 퍼포먼스에서 피아노를 치지 않고

그걸 때려 부수거나

수십 번 수백 번 쓰러트렸다 조수의 도움으로

 

그만큼 인간의 고정관념에 철퇴를 가하지 않으면

변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수백번씩

 

그리고 백남준은 우리가 한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인터넷 세상을 꿈꾸게 하려고

우리의 갇힌 사고를 해방시키려 했다

 

그래서 마침내 198411일 네트워킹을 통해

TV로 천하통일 실현했고

전 인류가 하나로 소통하는 세상을 열었구나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신 노마드시대 현대판 문화 칭기즈칸로

변신시켜 자신만의 자화상을 그려내면서

이제 정말 지구촌이 하나임을 몸소 보였구나

 

21세기 우리의 삶에 잠자는 시간 빼고

대부분 백남준의 아이디어에 빚지고 있구나

 

물론 후대에 첨단하이테크가

그의 아이디어를 뒷받침해 줘 가능하게 되었지만

 

그래서 전 구겐하임 수석 큐레이터이자

백남준 전문가인 핸하르트는

스마트폰은 바로 백남준 아이디어라고 하지 않았나

 

예술가도 과학자 사상가 이상으로

인류에게 더 기여할 수 있음을 백남준은 보여줘

 

세계문명사에 존경할 만한

인물을 한 사람이 이라도 배출한 건 자랑스럽다

바로 백남준이다

 

예언자는 고향에서 배척을 당한다고

이런 예술가에 대한 우리의 대접은 너무나 소홀하다

아니 별 관심도 없고 때로 홀대받거나 외면을 받을 정도

 

그러나 백남준은 자신이 한 일은 너무나 자랑스러워했다

말년에 뇌출혈로 쓰러져 휠체어를 타야하는

불편한 몸에도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입에 달고 다녔던 그다 아니 그가 매일 부르는 노래였다

 

그러면서 그때 인생의 후배들에게는

Work Hard and Be lazy

그의 특이한 촌철살인의 유머를 날렸구나

 

여기서 게으르게 살라고 한 건

그냥 먹고 놀라는 뜻이 아니고

천재적 창의력을 발휘하려면

몸과 마음을 물론

머리까지 힘을 빼고 다 비우고

뭔가 느긋하게 기다리면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뜻인가

 

우리가 사는 인터넷 세상을

백남준은 그런 과정을 통해서 얻은 것이니

 

하여간 우리가 아무리 백남준을 모른다 해도

그를 아무리 멀리하고 그를 아무리 싫어해도

우리 삶이 이미 부처님 손 안에 있듯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그의 손아귀 안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201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