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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물결 -난지의 노래

김형순 '스키타이' 2016. 4. 27. 12:23

 

 

 

 

 

한강 물결

매순간마다 결이 다른

유장한 추상화를 그려 낸다

 

거기에 내 손이 넣으면

온몸이 짜릿해진다

거기에 내 발을 담구면

온 마음이 맑아진다

 

그 흐름의 유장함을

어찌 다 그릴 수 있으랴

그 방향의 무모함을

어찌 다 예측할 수 있으라

 

드뷔시의 물노래 같고

톰블리의 낙서 같다

 

물의 집합이

끝이 없어 무한대다

 

그 앞에서

나의 소유와 집착은

무위로 돌아간다

 

그 유려한 물결에서

그대의 숨결이 들리면

여기 세상은 완전히

음악이 된다.

 

그 드넓은 물결에서

그대의 머릿결이 흔들리면

여기 세상은 완전히

춤이 된다

 

난지 강물은

매순간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거기에 달빛이라도 흐르면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면

피곤은 절로 풀리고

번민은 말끔히 씻어진다

 

세상만사가 다

난지의 물결과

그대의 숨결과 머릿결 속에

파묻혀 다 흘러가 버린다.

201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