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물결
매순간마다 결이 다른
유장한 추상화를 그려 낸다
거기에 내 손이 넣으면
온몸이 짜릿해진다
거기에 내 발을 담구면
온 마음이 맑아진다
그 흐름의 유장함을
어찌 다 그릴 수 있으랴
그 방향의 무모함을
어찌 다 예측할 수 있으라
드뷔시의 물노래 같고
톰블리의 낙서 같다
물의 집합이
끝이 없어 무한대다
그 앞에서
나의 소유와 집착은
무위로 돌아간다
그 유려한 물결에서
그대의 숨결이 들리면
여기 세상은 완전히
음악이 된다.
그 드넓은 물결에서
그대의 머릿결이 흔들리면
여기 세상은 완전히
춤이 된다
난지 강물은
매순간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거기에 달빛이라도 흐르면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면
피곤은 절로 풀리고
번민은 말끔히 씻어진다
세상만사가 다
난지의 물결과
그대의 숨결과 머릿결 속에
파묻혀 다 흘러가 버린다.
201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