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시] 광장미술관
-광화문에서 200백만 촛불로 민주주의를 그리다
광화문 광장에
한국민주화 역사에서
가장 많은 200백만이 모였다
이건 87이후
30년 만에 이룬
사실상의 시민혁명이다
촛불은
200백 만 개의 붓이 되어
광화문의 거리를
타오르는 역사의 현장으로
활활 타오르는 그림을 그렸다
폭풍과
해일이 일어나는
거리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세상에 이렇게
대규모의 작품을
어디서 볼 수 있단 말인가
광화문 광장은
백남준 예언대로
관객이 다 주인이 되는
거리 미술관을 열었다.
이런 랜덤한 그림에는
그 어떤 계급도 차별도
그 어떤 배제도 소외도 없다
남녀노소도 동서남북도 없다
모두가
다 민주주의를 그리는
주인이 있을 뿐이다.
만다라처럼
그림을 완성하고 나서
다 지워버리는
그리고 다시
그리는 그림이었다
민주주의는
고체가 아니라 액체이듯
항상 유동적이고 화끈하다
그들의 그리는 그림은
오직 시작이 있을 뿐
끝이 없다
그들은 여기 광화문에
또 민주주의가 힘을 잃으면
여기에 다시
장엄한 촛불로
다시 그림을 그릴 것이다
광화문 하늘과 바다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그림을 그릴 것이다
2016.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