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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독백

김형순 '스키타이' 2017. 5. 2. 20:50


딕테(Dictee) 
-나는 나야(I am who I am)

삶이란 
살아가는 동안 
그냥 자기가 사는 거예요


어떤 자의 의해서

어떤 자의 규범에 의해서
어떤 자의 교훈에 의해서
어떤 자의 진리에 의해서
그 노예로서 
사는 게 아니에요


심지어는
나는 
나의 아버지 자식이 아니에요
나는 
내 할머니의 손자(손녀)가 아니에요


나예요 나야


고독한 우주에서 
고독한 별빛이에요


왜 내가 
우리 할머니의 손자(손녀)입니까
왜 내가 
내 어머니의 아들(딸)입니까

나죠

나로서 사세요


나는 
내가 태초이에요
내가 시작이에요
내가 빅뱅이에요
내가 도모하는 게예요
이게


내가 인생을 시작하고 
그러다 내가 실패하고 
이게 나의 인생이야

뭘 내가

누가 가르치는 대로 살겠어요?


나의 실존의 지대한 존엄성을
이 세계의 
어느 우주도 
어떤 먼지도
나의 위대한 존엄성을 
모독할 수 없어요
알겠어요

-고은의 독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