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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파발

김형순 '스키타이' 2018. 12. 22. 10:14

'구파발' 32년 전  

유럽 위기를 주제로 쓴 시다. 

다시 끄집어내다. 30년 전 나의 예언은 맞았다. 

지금 유럽은 분명히 위기다.

마크롱 메이를 비롯해서

극우 쪽으로 가고 있다

 

구파발 / 

가는 길에도
구라파가 / 

어른거릴 때가 있다

 

구파발이 / 

눈물겹게 그리워 
온 맘이 뒤흔들릴 때도

구라파가 / 

얼핏 보일 때가 있다

 

구파발을 / 

두루 지나다니면서도
잠깐씩 눈에 떠오르는
구라파의 뒷골목을 / 

지우는 못하는 때가 있다

 

구파발로 가는 길은 / 

내가 살러 가는 길
구라파로 가는 길은 / 

내가 팔려가는 길

 

구파발로 가자 / 

냄새나는 옛 장터 같은
구라파를 버리고 / 

새 삶터인
구파발로 가자 

1986.07.11

<아래>노트르담성당에서 내려다본 파리전경. 에펠탑과 라데팡스 신시가지가 멀리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