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파발' 32년 전
유럽 위기를 주제로 쓴 시다.
다시 끄집어내다. 30년 전 나의 예언은 맞았다.
지금 유럽은 분명히 위기다.
마크롱 메이를 비롯해서
극우 쪽으로 가고 있다
구파발 /
가는 길에도
구라파가 /
어른거릴 때가 있다
구파발이 /
눈물겹게 그리워
온 맘이 뒤흔들릴 때도
구라파가 /
얼핏 보일 때가 있다
구파발을 /
두루 지나다니면서도
잠깐씩 눈에 떠오르는
구라파의 뒷골목을 /
지우는 못하는 때가 있다
구파발로 가는 길은 /
내가 살러 가는 길
구라파로 가는 길은 /
내가 팔려가는 길
구파발로 가자 /
냄새나는 옛 장터 같은
구라파를 버리고 /
새 삶터인
구파발로 가자
1986.07.11
<아래>노트르담성당에서 내려다본 파리전경. 에펠탑과 라데팡스 신시가지가 멀리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