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동 산책
-신촌路 32길에서 35길 사이를 걷으며
되도 안 되는 낙서시를 써보다
마포구와
서대문구를 가르는데
기준이 되는 신촌로
중간에 고가도로
지금은 없어져
넓게 보이고
그중
32길에서 35길 사이를
걷다보면
서울의 서민들 삶이 보인다
거리의 3분의 1은
부동산인 것 같다
주택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소리
세살 집도 구해야 하고
가능하면 집도 마련해야 하고
영어교실
요즘 영어모르면 취직도 못하고
요즘은 중국어도 유행이다
결혼도 해야 하고
어딜 보니 상담소도 있고요
하여간 이 거리는
웨딩드레스거리로 유명하다
개도 키워야 하고
애완용품 파는 곳은 날로 늘어나고
집에 살다보면
물이 새고 막히고 어딘가 고장 나고
집을 손을 봐야 하니
건재 철물 전기 같은
간판이 붙은 가게들
목공소 페인트 점 등등
김치도 담가야 하고
골목길 시장에서는
고춧가루며 생강 앳젓 등 팔고
그밖에 반찬 어물 강정 등등
아프면 약도 먹고
병원에도 가야하고
요즘 누구나
자동차가 있다고 하지만
때로는
오토바이도 타야하니
판매점 수리점도 있어야 하고
미혼자들, 직장인들
옷을 빨아야 하니
세탁소 클리닝점도 필요하고
애도 낳아야 하니
산부인과도 있어야 하죠
돈도 빌리고
예금보관도 하려면
은행과 새마을 금고는 필수죠
가끔씩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 풀려면
단란주점과 노래방도 있어야 하고
일일노동자들
속을 확 풀려면
소주 한 잔에
얼큰한 순대국에
족발도 먹어야 하고
과거에 神풀이하듯
이제는 교회에 가
성령도 방언도 받아야 하고
젊은 남녀가 사랑을 할
여관도 있어야 하고
그런데 여긴
거의 폐허가 된 술집만 보이고
안경도 써야 하니 안경점
이가 아프면 치과도 가야 한다
화랑은 없어도 표구점은 있다
미술관은 없어도 이대 쪽으로 가니
꽃집도 보인다.
결혼이나 회갑 때는
한복집이 있어야
제대로 의관도 차려입지요
누구는 댄스학원에도 가나
여긴 장과 경기민요
배우는 곳 간판도 보인다
살면서
배울 것이 왜 이리 많은지
국내든 해외든
또 가끔은 여행도 가야 하니
에이전시 필요한데
여기는 거의 없어 것 같은데
그래서 다시 보니
한두 군데 보인다
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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