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만세
댓글은 우리시대의 벽시
아니 최고의 서사적 격문시
나는 인터넷 댓글에서
이 나라의 무명시인들 본다
단 한 줄에 모든 걸 날려버리는
촌철살인의 통쾌함이여
쌍방형 예술을 연 백남준이
바로 이걸 예언한 것 아닌가
숨 막힌 말 확 뚫어주고
얽히고설킨 난제 한방에 날려 보내고
직접민주주의의 본때를 보여줄
요술방망이로 무럭무럭 자라
사람들 의견이 나무처럼 심어지고
서서히 자라 울창한 숲이 되어
개울이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듯
작은 목소리들 광장에 퍼져 함성 되고
이제 거기서 하나로 품어 안아
크고 작은 통합의 불꽃 터지리라
2009-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