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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남자

김형순 '스키타이' 2009. 9. 25. 12:17

가을의 남자

 

 

 

가을의 남자는
저녁 하늘에

물든 노을처럼 불그스레하다
약간 술 취한 듯

 

가을의 남자는
여자를

이기적으로

그득그득 품으려고만 한다

 

그게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제 욕망과
제 쓸쓸함, 허전함을
주체하지 못하고

 

지나온 세월의 무모함을
어리석음을
쓸데없는 데 힘을 다 쓴 것을
잊어버리려고

 

진작 여자를 사랑 못하고
속앓이로 세월을 보내고

제 속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회한의 바다에 빠져

 

 

가을의 남자는
그 마음에 난 큰 구멍을
여자의 눈부신

살빛으로 살짝

가리려하고만 하고

 

단지 어린 시절
따뜻한 부뚜막 같은
그런 방을 그리워한다 

 

 

인생순위를 다시 매기며

죽어있는 시간을

다시 살려보려고 몸부림친다

 

아무걸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황금물결 위에 떠오늘 놀빛에

영혼을 맡기고

눈가를 가을빛으로 물들인다
2009.09.25

 

 

 

좆 됐네

- 김남주시풍으로


자본의 신이

야훼(여호와) 신을 먹어치었네

좆 됐네!


불안의 신이

아도나이 신을 삼겨버렸네

좆 됐네!


공포의 신이

엘로힘 신을 잡어먹었네

좆 됐네!

200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