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남자
가을의 남자는
저녁 하늘에
물든 노을처럼 불그스레하다
약간 술 취한 듯
가을의 남자는
여자를
이기적으로
그득그득 품으려고만 한다
그게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제 욕망과
제 쓸쓸함, 허전함을
주체하지 못하고
지나온 세월의 무모함을
어리석음을
쓸데없는 데 힘을 다 쓴 것을
잊어버리려고
진작 여자를 사랑 못하고
속앓이로 세월을 보내고
제 속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회한의 바다에 빠져
가을의 남자는
그 마음에 난 큰 구멍을
여자의 눈부신
살빛으로 살짝
가리려하고만 하고
단지 어린 시절
따뜻한 부뚜막 같은
그런 방을 그리워한다
인생순위를 다시 매기며
죽어있는 시간을
다시 살려보려고 몸부림친다
아무걸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황금물결 위에 떠오늘 놀빛에
영혼을 맡기고
눈가를 가을빛으로 물들인다
2009.09.25
좆 됐네
- 김남주시풍으로
자본의 신이
야훼(여호와) 신을 먹어치었네
좆 됐네!
불안의 신이
아도나이 신을 삼겨버렸네
좆 됐네!
공포의 신이
엘로힘 신을 잡어먹었네
좆 됐네!
200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