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적으로 가장 잘 놀고 있는 작가 욘복
독일의 국민화가 임멘도르프 그는 이제 휠체어신세지만 그림을 그리며 평생 잘 놀았다. 그래서 독일수상의 박수와 젊은 아내의 도움을 받는다 - 병과 잘 놀기, 고독과 잘 놀기, 절망과 잘 놀기, 죽음과 잘 놀기
노은님(1946~) I '오리와 노랑물고기' 혼합재료 100*140 2009
살아남기 위해/전쟁터의 군인처럼/싸울 필요는 없다. 살아남기 위해/풀밭 위의 아이들처럼/뛰어 놀아야 한다. - 재독화가 노은님
세상은 논만큼 아름답다
세상은 논만큼 행복하다
세상은 논만큼 유쾌하다
세상은 논만큼 순수하다
세상은 논만큼 깨끗하다
세상사람들이여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라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놀아라
노는 것이 노동이다
그 노동은 좋아서 하는 것이라
휴가가 필요가 없다
세상은 논만큼 아름답다
세상은 논만큼 행복하다
세상은 논만큼 유쾌하다
세상은 논만큼 순수하다
세상은 논만큼 깨끗하다
세상사람들이여
놀아라
자기가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사치하게 과소비하다기보다는
영혼을 팔아 물건을 사기보다는
놀아라
그리고 즐겨라 내가 진정 잘 하고
좋아하는 하라
그것은 일하는 것이 노는 것이다
예술가는 노는 것이 일하는 것이다
어린이는 노는 것이 일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술가와 어린이는 통한다
잘 노는 어린이가 천재다
잘 노는 예술가가 천재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어린이가 되고 예술가가 되면 좋겠다
세상은 이렇게 노는 사람이 많을수록
행복하고 아름답고 건강하다
하기 싫은 일로
연봉을 수 억 따는 사람이 쌓이면
세상은 너무나 재미없고 지겹고 따분할 뿐이다
사람들이여
놀아라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놀아라
그러면 이 지상에 천국이 온다
아무도 불행하지 않고 잘 노니까
정말 사는 것처럼 사니까
그런 나라에는 휴가가 필요없다
노는 것이 일되는 나라가 오길
새해엔 마냥 기다린다
백남준은 그의 문화패 플럭서스는
24시간 편의점 체인점이 아니라
24시간 퍼포먼스 해프닝을 하던
1965년 독일 파르나스화랑이
그들의 천국이었다
나도 20대 대성리에서 했던
그런 천국해프닝이 지금도 그립다
내가 지금 그래서 살아있는 것은
그때 받은 기를 받았기에
기운생동을 일구어간다
사람들이여
놀아라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것
혹은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즐겨라
인간의 구원은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은가 말이다
2010-01-25
시를 시답게 쓸 것 없다
시는 시답잖게 써야 한다
껄껄걸 웃으면서 악수하고
이데올로기다 모더니즘이다 하며
적당히 분바르고 개칠도 하고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똥끝타게 쏘다니면 된다
똥냄새고 안나는
걸레냄새 나는 방귀나 뀌면서
그냥저냥 살아가면 된다
된장에 풋고추 찍어 보리밥 먹고
뻥뻥 뀌어대는 우리네 방귀야말로
얼마나 똥냄새가 기분좋게 났던가
이따위 추억에 젖어서도 안된다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옛마을이나
개불알꽃에 대한 명상도
아예 엄두내지 말아야 한다
시를 시답게 쓸 것 없다
시는 시답잖게 써야 한다
걸레처럼 살면서
깃발 같은 시를 쓰는 척하면 된다
걸레도 양잿물에 된통 빨아서
풀먹여 다람질하면 깃발이 된다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이 된다
벙그는 난초꽃의 고요 앞에서
'우리시대의 시창작론'을
쓰고 있을 때
내 마빡에서 별안간
'네 이놈!'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만 연필이 딱 부러졌다
손에 쥐가 났다
- 오탁번 시 <우리 시대의 시창작론> 전문
너를 떠나보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어둠의 깊이만큼 비애가 끝간 데 없었다
만나면 만날수록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어쩔 수 없이 젖어드는 그리움의 얼굴
바람이 불고 눈이 오고 또 꽃이 피고
천둥 번개 요란한 새벽마다 눈을 뜨고
너의 옷을 하나씩 벗겼다 알몸에 알몸을
가까이하고 여름 여치가 날개를 비벼대며 울 듯
너를 떠나보내고 돌아오는 길에는
사랑의 깊이만큼 우수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별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더욱 빛나는
너의 흰 손 흰 이마 가슴 적시는 눈물방울
오탁번 시 <사랑의 깊이>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