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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연한 봄의 섭리>

김형순 '스키타이' 2016. 3. 22. 21:40


 


누런 잔디에는
파릇파릇
새로이 풀이 돋고

 

물 오른
개나리 가지에는
꽃망울이 피기 직전
그 모양이 빵빵하다

 

봄은 어김없이
다시 오고
삼사만상을 스프링처럼
치솟는다

 

처녀들
하얀 살빛도
더욱 탄력이 넘친다

 

봄은 또한
묵은 밭 갈아엎어야
새 알곡을 심고 뿌린다

 

그렇듯 민초들
억눌린 일
너무 당하면
참지 못해
일어나기도 한다

 

강물은
아직도 차지만
옆구리에 파고들 때는
상냥하기까지 하다

 

저것이
저렇게 출렁이는 것은
제대로 숨쉬며
살기 위해서 일 테고

 

거기 위에
쏟아지는 봄 햇살은
거기에
눈부신 꽃밭을 피운다

 

올 새봄에도
돋는 풀처럼
피어나는 새순처럼
강물 위 수놓은 꽃빛처럼

 

그렇게 찬연하게
자연의 순환과 섭리는
또 다시 시작되는 것이리라
2016.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