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품다
달빛 젖은 강을 품다
강이 주는
유쾌한 바람을 품다
바람결에
더 향긋한
네 머리결을 품다
강의 숨결을 품다
그 호흡에 되살아난
내 순화된 마음을 품다
물결에 출렁이는
달빛 뒤에 숨은
어둠을 품다
가려진 어두움 속에
밝아오는
그 눈부심을 품다
강을 품다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네 가슴을 품다
2016.06.16
<PS>
미래의 시 -루이 아라공 *여성시대를 예언하다
-여자는 남자를 활기 있게 해주는 떠들썩하고 우렁찬 소리이다
인간만이 사랑을 가진 자이기에
자기가 품었던 꿈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자기가 불렀던 노래가 다른 사람의 입술로
자기가 걸었던 길이 다른 사람의 길로
자기의 사랑마저 다른 사람의 팔로 성취되고
자기가 뿌렸던 씨를 다른 사람들이
따게 하도록 사람들은 죽음도 불사한다
인간만이 내일을 위해 사는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면 나는 취한다
미래는 나의 술잔이다 애인이다
나는 그 비밀을 벗긴다
입술에서 붉은 연지를 벗기듯이
미래는 나의 머릿속에서 윙크하고 있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여자는 남자의 영혼을 장식하는 컬러물감이다
여자는 남자를 활기 있게 해주는 떠들썩하고 우렁찬 소리이다
여자가 없으면 남자는 거칠어질 뿐
열매 없는 빈 나뭇가지에 불과하다
여자가 없으면 남자의 입에서는 거친 들바람이 나오고
그리하여 남자의 인생은 엉망으로 헝클어지고 황폐해져
끝내는 엉망인 그것들마저 자기의 손으로 때려 부셔버린다
나는 그대에게 말한다 남자는 여자를 위해
태어나고 사랑을 위해 태어나는 것이라고
그렇다 여자로 하여 낡은 세계의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모든 것이 나눔과 베풂으로 채워질 것이다
하얀 방도 피투성이의 입맞춤도
남자와 여자로 만난 부부들과 우리들 세상의 봄이
오렌지 꽃처럼 지상에 그득히 깔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