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김지하 시인

김형순 '스키타이' 2022. 5. 9. 19:44

김지하 시인, 한 번은 1985년 명동에서 '살림굿'이라는 강연을 들었고

한 번은 인사동에서 달마전 할 때 인터뷰를 했다

 

 

[김지하 시인] 생명과 살림의 철학 펼친 시인, '극락왕생하소서'

I wish Kim Chi-Ha to rebirth in Paradise(극락왕생하소서) His pen-name is chiha (Underground) His works also cover the full gamut of religious thought and philosophy, from the Donghak, to the Catho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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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천생 시인으로

인류가 당하는 고통을 제어하는 길을 

고민했고 나름 길을 찾기도 했다

 

그의 파란만장의 삶이

제대로 꽃 피우지 못한 것은

 

이 나라가 통일국가가에 아닌데

큰 이유가 있다

 

그의 타계를 보면서

한반도의 평화가 더욱 절실해진다

2022.05.08

 

 

[김지하와 인터뷰] "동학은 내 실천의 눈동자이고, 불교는 내 인식의 망막 정도는 되지
"나의 달마도는 그리는 게 아니라 갈기는 것"

[1] 최근 시집과 저서를 출간하시며 어느 때보다 활발한 활동하시는데 건강은 어떠신지요?
"
내가 너무 <동아시아> 일로 너무 무리해서 건강이 안 좋아. 좌골 신경통이 도져 다시 뜸을 뜨고 있어."

 

[2] 동학이나 전통 민중 사상을 현대화시키는데 놀라운 상상력을 보이셨는데.
"
동학은 내 실천의 눈동자이고, 불교는 내 인식의 망막 정도는 되지."

 

[3] 달마도가 선생님에게 하나의 참살이(웰빙)이 될 수 있을까요?
"
성격이 좀 다른 것 같아. 달마도는 일종의 자기 수련이고 그 과정이니까."

 

[4] 판소리 형식이 단순하지만 아주 화끈한 노래인데, 달마도도 굉장히 간결하면서 엄청난 힘이 넘쳐 보입니다.
"
당연히 그렇다고 볼 수 있지. 하지만 내 그림은 스님들의 달마와는 달라. 달마도로 유명한 김명국은 화공이야. 직업 화가지. 내 달마도는 그의 달마도를 부수는 시도야. 일종의 해체지. 스님 앞에서 이런 말하거니 뭐하지만 감옥에서 100일 참선을 해 봤는데 갖가지 희로애락이 물결치지. 스님들은 참선을 통해 희로애락을 극대화하지만. 여기서 내 달마도는 중생의 수준에서 바라보는 거지. 도의 세계도 아니고. 장바닥의 희로애락은 아니지만 삶의 일상에 부대끼면서 사는 달마지."

 

[5] 기존의 달마도는 '문기'가 넘친다면 선생님의 달마도는 '신기'가 넘치는 것 같습니다.
"
달마는 선승들의 정신 세계, 수련 방식이라 할 수 있지. 하지만 내 그림은 그리는 것이 아니라 갈기는 것에 가깝지. 붓을 통해 기운이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고 돌아오는 순환 말이야. 이렇게 땅(왼손은 아래로)과 하늘(오른손은 허공에 두고)과 인간(사람의 붓질)과 만나는 거지. 천지인 사상이야."

 

[6] 묵화나 문인화에는 왜 난이나 매화가 많죠? 치자나 동백꽃도 있는데요.
"
난초나 매화는 군자라고 하잖아. 난초는 성정이 고고하고 우아하고, 매화는 아주 맑고 깨끗하고 청초하단 말이야. 일종의 예언자지. 흰 눈 속에서 2월에 피잖아. 군자의 특징을 잘 보여주거든."

 

[7] 선생님 시 세계도 그렇지만 달마 그림도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함이 있는데, 선생님의 아우라라고 할까요?
"
너무 과찬이야. '아우라'는 독일어고 영어로는 '오라'라고 하지. 신성이나 초월성을 말해. 여기서 달마는 자기 수련이야. 자아상이라고 할 수 있지. 번민하는 중생들의 내면 풍경. 뭐랄까 익살, 천진, 우울, 허전함, 쓸쓸함 등등."

 

[8] '풍자냐 자살이냐' 평론에서 보면 일그러짐(Fratze 찌푸린 얼굴, 추한 형상)과 그로테스크한 것에서 한국적 미학을 적용하시는 것 같은데 이번 달마도에도 그런가요?
"
당연히 그렇지. 원래 우리 민족의 그림 전통이 그런 면이 있어. 비꼬면서 돌리고 흔들어 주고 코믹하게 엮어 나가지. 너무 반듯하거나 각지면 싫어하니까."

 

[9] 선생님은 누구보다 고통을 많은 받으셨는데 그림이 고통을 치유하고 위로하는 마술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예술은 다 치유 효과가 있어. 모든 예술의 출발점은 우선 기록성이고 그에 못지 않게 치유성 즉 의통(의술)의 제례가 행해지는 거야. 예술은 신성과 사실성이 같이 동반하는 거고. 알타미라 벽화 기록성이나 솟대의 신성 등 말이야."

 

[10] 장일순 선생도 시화에는 대가인데 혹시 그분의 영향을 받으셨는지
"물론이지. 난 그분한테 배웠어. 선생님의 권유로 25년 전 감옥에 막 나와서 시작했지. 마음이 시끌시끌해서 난초를 하면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아서. 심신의 안정을 찾아보려고 시도했었지."

 

 

[11] 혹시 추사 김정희 선생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요?
"
추사는 내가 깊이 존경하고 많이 심취하는 인물이야. 굉장히 높은 세계에 사신 최고의 지성인이지만, 민족적 민중적 관점을 놓치지 않고 살았어. 중국 통인데 고조선 화살촉을 찾아다니시고, 골짜기에서 버려진 진흥왕 순수비 조각을 발굴하는 등 말이야. 과천에서 살 때는 동네 사람들과 두부를 구워 먹으며 희로애락을 같이 했지. 그만한 천재 예술가는 없어. 그런 대가가 대중적이고 민중적이기가 힘든데 말이야. 동아시아 모든 난초 그림을 다 갖다 놓아도 추사 하나 못 따라가지. 비교가 안 돼. 나머지는 다 그렇고 그래. 중국 정소나 대원군, 민영익도 흉내 못하지."

 

[12] 그림 제목에 '리비도'가 등장하는데 혹시 정신분석학 세계에 관심이 계신지요?
"
물론 많지. 난 정신분석 상담을 오래 받았어. 융의 분석심리학도 많이 공부했고."

 

[13] 진정한 사회는 섹슈얼리티가 있는 사회라고도 하는데?
"
꼭 그런 것이 아닌데, 과학적 이성과 종교적 영성이라는 것이 감정적이고 색정적 세계 안에 깃들어 있어야 온전해지는 거야. 진정한 사회변혁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접근해서 안 되고, 문화 예술적인 접근이 필요해. 감성이나 미학적 상상력이나 몸과 욕망의 접근하는 것 말이야." / 김형순 기자

 

김지하가 그린, 달마 같지 않은 달마도 [인사동 주말 산책(16)] '지는 꽃 피는 마음' 김지하 달마전,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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