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떨어짐의 아름다움

김형순 '스키타이' 2023. 11. 15. 10:59

 

떨어짐의 아름다움

늦은 가을
샛노란 낙엽이
떨어지다
봄의
붉은 꽃잎처럼
떨어지다
여름의
거친 빗물처럼
떨어지다
겨울의
하얀 눈발처럼
떨어진다
떨어진다는 것은
다시 태어나기 위해
자신을 비워내고
새로운 봄을 준비하는 것
떨어짐의
그 심오한 뜻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고 넓어라
인간이
가을의 낙엽만큼이라도
사유의 깊이를 갖춘다면
이 세상은 더욱
아름답고 평화롭게 될 것이다
2016.11.15. 낙서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은 아래아 한글 있어 좋고  (0) 2023.11.29
강가에 서면  (1) 2023.11.25
11월에  (1) 2023.11.15
시인의 피- 장 콕토를 위하여  (0) 2023.11.11
가을 풍경  (0) 2023.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