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즉흥시]광화문 촛불거리굿

김형순 '스키타이' 2024. 12. 4. 21:06
[즉흥시]광화문 촛불거리굿
광화문 앞바다에
거대한 민주화의 물줄기가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한영애'는
우리가 꿈꾸는
아리랑 세상을 노래하고 있다
연속되는
촛불 파도타기 속
군중의 함성이 폭발해
청와대의 천장까지 흔들고 있다
서정주는 광화문을
'소슬한 종교'라고 노래했는데
청와대 앞 광화문의 밤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
딸과 함께 나온
어머니도
처음 시위에 나온 것 같은데
촛불 피킷을 들고
딸이 찍어주는 인증샷 앞에서
딸보다 더 어리게
행복하게 웃고 있다
이순신장군이
애국심으로 불타는
충혼의 촛불 시위대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중2의 자유발언
30년 후 여러분은
국정교과서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고 해
배꼽을 잡았다
자유발언이 초등생이 주이고
중고생은 뒤를 따른다
초등생이 나오면
혁명은 끝난 것이다
419혁명 때도 초등생이 주동자였다
오늘 12월 3일 시위 분위기가
정말 심상치 않다
거의 임계점에 도달하다
드디어 횃불도 등장했다
그러나 비폭력 평화시위다
시위인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것은 혁명의 해일이다
환희의 절정이다
최고의 거리축제이다
거대한 해방의 물결이다
지상에서
하늘나라를 경험하는
완벽한 평등공동체다
여기에는 일체의
차별이나 배제나 소외는 없다
어느 신문은
제목을 이렇게 잡았다
"복종은 끝났다"
이제 분노의 농도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2016.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