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구파발] 1984-1986

김형순 '스키타이' 2024. 12. 19. 14:12

유럽 위기를 주제로 한 40년 전에 쓴 시다.

여기서 구파발은 오늘날의 한류이고 / 구라파는 몰락하는 유럽

제목은 '구파발' 이다 지금 유럽은 분명히 위기다.

구파발 / 가는 길에도

구라파가 / 어른거릴 때가 있다

구파발이 / 눈물겹게 그리워

온 맘이 뒤흔들릴 때도

구라파가 / 얼핏 보일 때가 있다

구파발을 / 두루 지나다니면서도

잠깐씩 눈에 떠오르는

구라파의 뒷골목을 / 지우는 못하는 때가 있다

구파발로 가는 길은 / 내가 살러 가는 길

구라파로 가는 길은 / 내가 팔려가는 길

구파발로 가자 / 냄새나는 옛 장터 같은

구라파를 버리고 / 새 삶터인

구파발로 가자 1986.07.11

<아래>노트르담성당에서 내려다본 파리전경. 에펠탑과 라데팡스 신시가지가 멀리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