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축제의 도가니
-즉흥시
시청 앞 광장
거대한 물결이다
촛불의 바다이다
거기에
남녀애 같은
꽃밭이 피다
인류애 같은
별빛이 뜨다
소리 없는
깊은 강이
흐르고 있다
그 강줄기
어디로 갈지 모른다
백남준이 말하는
랜덤 엑세스다
인간에게는
이런 해방경험이 중요하다
610항쟁의 재현이다
그러나
그때와는 다르다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다
비폭력
평화 촛불이다
웃음이 무기이다
걷는 게 시위이다
다른 것은 필요없다
위선자들의
뚝이 무너졌다
막힌 물이
다시 흐리기 시작했다
평등세상
대동세상을 만드려고
100백만이 촛불을 들었다
그런데 누가
이 많은 사람들 모이게 했나
날씨마저 온화해
하늘이 돕고 있다
사랑이 증오를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여기서는
자신만 원하면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배제되지 않는다
비정규직은 물론 없고
인간의 차별도 없다
87항쟁 30주년을
앞둔 일종의 워밍업이다
시위의 아름다움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여기야 말로
엘리아슨 말대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시장이다
201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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