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가을의 숲은 2019.11.05

김형순 '스키타이' 2024. 11. 5. 21:15
가을의 숲은 2019.11.05
정령이 산다
나는 과즙 같은
가을의 농액을
마신다
가을 전원이
불탄다
나무가
갖은 빛깔로
옷을 물들인다
가을의 풍경을
내 가슴에 안는다
붉은 놀처럼
가을 색이
농후하게 익는다
가을의 숨결이
바람결처럼
스쳐간다
가을의 내음이
그녀의 머릿결처럼
향긋하다
가을은
우주 만물의
음양오행이
제 자리를 잡게 한다
가을에 휘감겨
나의 혼을
혼미해 진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가을을 주워
내 가슴에 단다
가을은
세상이 생길
그 처음 때를
다시 보게 한다
모든 게
다 깊은 가을이다.
2019.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