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슬프게 보이는 천상병시인의 사진. 서슬퍼런 군사독재시절, 간첩의 누명을 쓰고 조사를 받고 행방불명이 되었던 천상병시인이 다시 나타났을 때의 사진이라고 한다. "맷돌에 콩이 으깨지듯, 한 인간이 으깨졌다"며 침통해하던 사진작가 육명심선생님의 말에 관객석까지 일순, 조용해졌다.
사진 육명심 소설가 '이외수'
사진 육명심 화가 '걸레스님 중광' 대한민국 삼대 괴짜 천상병, 중광, 이외수 중 이젠 이외수만 생존
사진 육명심 시인 '서정주' 화가 '장욱진'
육명심
천진한 웃음에
선량한 눈빛을 지닌
그는 사람의 속을 꿰뚫는다
한국은 이런 천재를
너무 알아보지 못한다
예술가는 통한다고
그는 중광과 천상병의
광기를 즐기며
가까이 지낸다
촌스런
출세주의 덫에 빠진
후진국 대한민국을
그는 사진으로 구한다
그는 말한다
사람을 찍을 때는
상대의 눈과 마음을
확 열어주라고
한국의 마음을
백민과 장승으로
증명사진 찍는다
역사의 목마른 고비마다
사진을 두레박처럼
맑은 우물을 깁는다
그의 사진에는
무뚝뚝해도 정겹고
슬퍼도 따뜻한
인간의 혼이 흐른다
2009-03-03 - 카쉬전 오프닝 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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