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백남준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진다
왜냐하면
한반도의 예술가로
세계를 호령했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이 즐겁다
나는
이 시대의 정치와 교육을 비판할 때
앞에도 들이대는 것이 백남준이다
그는 진정한 천재이고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세계에 본을 보일 수 있는 인물이
모범적 인물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기존의 허위를
수없이 전복시키는 즐거움이 뭔지를 아는 사람이라는 것
그처럼 서구에 가서
큰 소리를 친 사람이 누가 있던가
그는 유럽인들이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피아노를 다 부셔버리고
괴상망측한 퍼포먼스로
유일무이한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서양인을 놀려주었다
젊은 개구쟁이 욘복을 비롯하여
수많은 세계의 전위예술가들이
그를 모방하지 못해서 안달이다
백남준의 유일한 라이벌은
마르셀 뒤샹밖에 없다
피카소도 워홀도 백남준하고는 게임이 안 된다.
백남준은
정신위주의 유럽문명을 몸의 철학으로 파괴했다
물질위조의 미국문명을 춤의 언어로 파기시켰다
그리고 역동적 모션과 함께
동양의 문화테러리스트로
쉼의 정지의 의미,
성서의 안식일의 정신
화엄경의 선적 깨달음을 온몸으로 밀고 나갔다
거기다
한국의 통합정신이자 평화사상인 비빔밥 정신으로
세계문명을 평정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1984년 1월 1일 그것을
서양의 첨단의 과학의 힘을 빌려 보여주었다.
그리고 21세기를 예언했다
인터넷 시대의
참여와 소통을 이미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죽어서야
익살과 해학의 웃음을 멎었다
그는 바로 탈춤의 정신을
현대전위미술에 옷 입혀
세계문화시장에 내놓고
그들이 자부하는
기존의 고급예술을 호령하고 조롱했다.
그는 모든 지혜를 가지고 있으나
이를 버리고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의 지배보다는 삶의 축제를
실천하면서
인류에게 웃음과 희망과 명량을 선물했다
이 세상에서
이렇게 선량한 악동은 없을 것이다
백남준이 처음 독일에 가서
사귄 여자 친구 마리는
그를 믿을 수 없을 만큼 선량한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오늘도
나는 백남준이라는 문화은행이
이자도 없이 나에게 대출해준
웃음과 해학과
상상력과 창조적 발상을 가지고
하루를 멋지게 지내고 있다.
그래서
나의 가장 든든한 백은
백남준이다
2009-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