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이 맑아 그런가.
야트막한 뒷산 산책길이
갖은 자연의 은근한 소리가 다 들린다
갑자기 내 귀에 확성기가 달린 것처럼 들린다.
여러 종의 새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땅이 숨 쉬는 소리도 들린다.
돌이 조금씩 깨지는 소리도 들린다.
나무에 물오르는 소리도 들린다.
가을바람이 스쳐서 그런가.
모든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린다.
소리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색깔도 그렇다.
그 미묘한 뉘앙스에도 예민해진다
순간순간 주변의 꽃 새 나무 흙빛 돌멩이
모든 것이 느리기는 하지만
색채가 신비하게 변하는 것이 보인다.
그것만 아니다 향기와 내음에 진해진다.
흙내음 꽃향기 나무의 냄새까지 맡아진다.
가을은 내 감각을 더 깨우는 것인가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이듯
자연과 계절의 순환은 모든 것을
듣고 보고 느끼고 감각하게 한다.
잠시 아침 산책 숲속에서
모든 사물과 자연에 대한 촉감이 피어나면서
내 몸에도 빛과 소리와 향기가 되살아난다.
2020. 10.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