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가을 하늘 맑아 그런가

김형순 '스키타이' 2020. 10. 9. 08:47

가을 하늘이 맑아 그런가.

야트막한 뒷산 산책길이

갖은 자연의 은근한 소리가 다 들린다

갑자기 내 귀에 확성기가 달린 것처럼 들린다.

여러 종의 새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땅이 숨 쉬는 소리도 들린다.

돌이 조금씩 깨지는 소리도 들린다.

나무에 물오르는 소리도 들린다.

가을바람이 스쳐서 그런가.

모든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린다.

소리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색깔도 그렇다.

그 미묘한 뉘앙스에도 예민해진다

순간순간 주변의 꽃 새 나무 흙빛 돌멩이

모든 것이 느리기는 하지만

색채가 신비하게 변하는 것이 보인다.

그것만 아니다 향기와 내음에 진해진다.

흙내음 꽃향기 나무의 냄새까지 맡아진다.

가을은 내 감각을 더 깨우는 것인가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이듯

자연과 계절의 순환은 모든 것을

듣고 보고 느끼고 감각하게 한다.

잠시 아침 산책 숲속에서

모든 사물과 자연에 대한 촉감이 피어나면서

내 몸에도 빛과 소리와 향기가 되살아난다.

2020. 10. 08.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 쓰는 재미  (0) 2020.10.23
왜 인간은?  (0) 2020.10.23
마이너스 1000 아트  (0) 2020.09.15
나무의 '신기'  (0) 2020.08.26
결에 대해서  (0) 2020.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