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천상병 바보야

김형순 '스키타이' 2022. 3. 1. 11:43

천상병 바보야

- 서울대 상대를 다니다가, 시인으로 정식 데뷔하자 서울대를 때려치우다. 그는 정말 바보다. 천상병 한번 만났는데 부인과 밤일 이야기를 하더라 ㅎㅎ 그런데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귀가 찢어지는 것 같았다.

 

천상병은

말끝마다 바보야다

 

바보야 만큼

정겹고 재밌고 친근한 말이 또 있을까

 

찬상병아 바보야

순진무구한 어린아이야

 

풍자와 해학에

도통한 시인아

 

꾸불꾸불한

가락과 운율에 통달한 시인아

 

인생의 아리랑 고개

굽이굽이 넘으며

춤추며 노래하며 웃고 있는 바보야

1989510

 

아래, 유독 슬프게 보이는 천상병시인의 사진. 서슬퍼런 군사독재시절, 간첩의 누명을 쓰고 조사를 받고 행방불명이 되었던 천상병시인이 다시 나타났을 때의 사진이라고 한다. "맷돌에 콩이 으깨지듯, 한 인간이 으깨졌다"며 침통해하던 사진작가 육명심선생님의 말에 관객석까지 일순, 조용해졌다.

천상병 저작권 윤명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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