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아이들 얼굴

김형순 '스키타이' 2023. 4. 12. 23:18

아이들 얼굴

교사 생활

십년에야 비로소

아이들 얼굴이 제대로 보인다

그 동안

아이들 마음

바르게 읽지 못했다

아이들 얼굴

뚫어지게 바라보면

그렇게

해맑고 아름다울 수 없다

아이들 얼굴은

날 비춰 보는 거울이다

그 거울 앞에서

드러나지 않는

어떤 티끌

어떤 위선도 없다

아이들은

아무도 꾸짖지 않지만

나에게는

가장 무서운 선생님이다

1990316

 

아이들 얼굴

-교사시절 수학여행가서 쓴 시

아이들 얼굴은

향긋한 아름다움이다

눈부신 아름다움이다

내가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아이들 웃으면

아침 햇살이 웃고

아이들 울면

저녁 노을이 운다

아이들 얼굴은

눈물에 겹도록

서러움에 겹도록

아름다운 얼굴이다

내 마음에 사무치도록

아름다운 얼굴이다

봄에 핀

들꽃 같은 아름다움이다

여름에 타오르는

태양 같은 아름다움이다

가을에 열리는

맑은 하늘같은 아름다움이다

겨울에 내리는

흰눈 같은 아름다움이다

아이들 얼굴은

내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199043일 경주 첫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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