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시] 가을의 상념 -한강 난지천 공원 산책
가을의 숲은
정령이 산다
나는 과즙처럼
가을의 농액을
마신다
가을 전원이
불탄다
나무가
갖은 빛깔로
옷을 물들인다
가을의 풍경을
내 가슴에 품다
붉은 놀처럼
가을 색이
농후하게 익는다
가을의 숨결이
바람결처럼
스쳐간다
가을의 내음이
그녀의 머릿결처럼
향긋하다
가을은
우주 만물의
음양오행이
제 자리를 잡게 한다
가을에 휘감겨
나의 혼을
혼미해 진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가을을 사뿐히
내 몸에 집어넣는다
가을은
세상이 생성될 때
그 태초의 모습을
다시 보게 한다
모든 게
다 깊은 가을이다.
20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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